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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마·드: 농부 마음 드림] ④ 곰과 사슴이 먹던 블루베리를 토착화시킨 '베리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진달래과 과수나무인 블루베리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짙은 보라색의 열매는 아메리카 인디언과 곰, 사슴 등이 즐겨 먹었다.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괴혈병, 당뇨병, 비뇨기 질환을 예방한다. 특히 눈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농무부가 약 100년 전 품종을 개량해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에선 오레곤주에서 많이 난다. 일본도 약 50년전부터 블루베리를 심기 시작해 이제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술로 만들거나 진액을 물에 타 차처럼 마시기도 한다. 건포도처럼 말려서 술안주로도 쓰고, 잼도 만든다. 최근엔 쉐이크나 요구르트와 섞어 마시는 것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선 2000년 이후 블루베리 농사가 시작됐다. 건강식품이라는 입소문에 수요가 급증해서다.



농부들은 처음엔 온실농사를 했다. 당시 블루베리 가격이 kg에 17만원 정도여서 1톤만 따면 5억~7억을 벌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값싼 칠레산이 수입되면서 비싼 시설투자를 한 온실 농가들은 어려운 처지가 됐다. 그런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우리 토양에 맞는 유기농 블루베리 농사를 짓겠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중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대소 IC를 빠져나와 승용차로 20분쯤 달리면 충북 음성군 대소면 소석리라는 시골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음성블루베리원’ 영농조합법인(대표 정구홍, 49세)이 있다. 여기서 생산하는 블루베리 ‘베리야’는 농식품부로부터 유기농,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았다. 농약, 비료, 항생제 등을 쓰지 않고, 미생물 발효 퇴비를 직접 만들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기 때문이다.



‘베리야’를 운영하는 정 대표는 원래는 인삼농사꾼이었다. 3남 3녀 중 넷째인 그는 “자식 중 하나는 내 뒤를 이어야 할게 아니냐”는 아버지의 권유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약 3만평에 인삼을 재배해 연간 3억~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인삼은 연작이 힘들어 좋은 밭을 찾아 전국을 헤매야 했다. 병충해에 취약해 농약을 적잖이 쳐야 하는데 유기농업에 관심이 컸던 정 대표에겐 그것도 마땅치 않았다.



2007년 유기농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단국대 손상목 교수와 함께 독일 뉘렌베르크에서 열린 ‘세계 유기농 식품 박람회’에 참석한 게 ‘농부 정구홍’의 삶에 전환기가 됐다. 그는 충격 받았다. 과일이나 채소뿐 아니라 소시지, 치즈, 와인 등 유기농 식품은 없는 게 없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와 중국 등도 다 참가했는데 한국만 부스가 없었다.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도 유기농 시장이 커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인삼농사를 집어 치우고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겠다고 결심했다.



죽어가던 블루베리, 유황발효액으로 기사 회생



정 대표는 2008~09년에 2만평의 땅에 블루베리 묘목을 심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 몇 대에 걸친 농부 집안이고 자신도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인삼과 블루베리는 애초에 달랐다. 그는 블루베리 나무가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어가는 걸 지켜봐야 했다. 주변에선 “농약을 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유기농을 하겠다고 인삼농사 때려 친 마당에 그럴 수는 없었다. 그는 온갖 서적을 찾아보고, 사방천지로 전문가들을 찾아 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길이 열렸다. 유황발효농법 개발자인 남부대학교 김현남 교수로부터 “유황발효액을 뿌려보라”는 조언을 받게 된 것이다. 유황발효액은 유황, 맥반석, 쌀겨, 당밀, 누룩균, 이스트 등을 알맞게 섞어 발효시킨 짙은 갈색의 액체 비료로 김 교수의 특허상품이었다. 이걸 뿌려준 블루베리 나무들은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라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은 정 대표는 블루베리 협회장인 이병일 교수와 함께 일본 오사카 지역과 군마현을 방문해 가공공장을 견학하면서 기술을 습득했다.



열매가 나오기 시작한 2012년에는 ‘베리야’라는 이름의 식품공장을 세워 2013년 봄부터 제품을 생산중이다. 정 대표는 9가지 품종의 블루베리를 재배한다. 한 그루에서 평균 5~8kg의 블루베리를 따 연간 45톤 정도를 출하한다. “저희 블루베리는 천연 비료를 줘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수입된 냉동 블루베리보다 훨씬 신선하고 건강에 좋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정 대표의 말이다.



‘베리야’에서는 수확시기인 6~8월에 한정해서 생(生)블루베리도 판다. 100% 유기농 재배이기 때문에 씻지 않고 먹어도 된다. 정 대표가 특히 자랑하는 게 블루베리 액상차(발효 진)다. 무형문화재인 경북 상주 옹기안에서 2년간 숙성 시킨 것이다. ‘베리야’ 공장 바깥 장독대에는 한 개당 가격이 150만원이나 되는 상주 옹기 40여개가 시골의 바람을 맞으며 일렬로 늘어서 있다.



베리야에서는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블루베리 잼, 술안주용 말린 블루베리도 생산한다. “블루베리 포도주를 만들려다 여러 번 실패했죠. 일반 포도주는 EL118이란 효모균을 투입하면 일주일이면 발효가 되는데 블루베리는 항염 작용이 강해 발효가 잘 안되거든요. 광주 동신대학교 손홍석 교수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발효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블루베리 와인을 만들게 된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공부하는 농부다. 일본에선 나무 한 그루에서 40kg까지 딴 기록이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에 턱없이 못 미치는 걸 안타까워한다. 한국식 유기농법을 더 발전시켜 질과 양에서 일본을 뛰어넘는 블루베리를 생산하는 게 그의 꿈이다.



박성용 s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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