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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대상 … 박 대통령은 '북한' 시진핑은 '한반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청와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견 에서 “한반도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3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북핵 대응 부분에 있어 중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없었다. 한국 역시 중국이 바라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을, 중국은 북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시진핑 방한] 한·중 정상 공동성명
대북·통일 분야
"핵무기 반대" 작년보다 표현 세져
'6자회담 조건'도 한국 입장 반영
시, 드레스덴 선언 우회적 지지



 2시간45분간 단독·확대 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고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뒤이어 시 주석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 유지가 6자회담 참가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비핵화의 대상을 북한으로, 시 주석은 한반도로 표현한 것이다. 한·중 공동성명에도 “양측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명시됐다. 한국이 요구하던 ‘북한 비핵화’나 ‘북한 핵실험 반대’라는 표현은 들어가지 않았다. 큰 틀에서 북한을 자극하고 싶지 않은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핵무기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표현한 데 반해 이번에 ‘확고히 반대’라고 한 것은 다소 한국 쪽 입장을 배려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는 북한을 대변해온 중국이 ‘6자회담 조건을 마련한다’는 표현을 넣는 데 합의한 것도 의미가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김한권 중국연구센터장은 “북핵 부분에 있어서는 전체적으로는 중국이 원하는 큰 틀이 유지됐지만, 세부적인 로드맵 부분에서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한·미·일이 주장하는 6자회담 재개 조건이 너무 강경하다고 지적해온 중국이 조건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견을 좁히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 통일 부분에 있어서는 공동성명에 드레스덴 선언의 주요 내용이 적시됐다. 또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기울인 한국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실현을 지지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을 비방하 는 상황에서 중국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시 주석의 방한 목표 중 하나가 한·미·일 안보공조 견제라는 점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는 “중국이 한국 입장을 고려해준 것은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견인’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드레스덴 선언을 지지한다’는 표현이 나오지 않은 것은 중국이 북한을 버릴 생각은 없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원하고 미국은 우려하는 한국의 AIIB 참여에 있어서는 미·중 입장을 절충한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AIIB 설립을 주창했지만, 미국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경쟁할 AIIB에 대해 미국은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미국이 한국의 AIIB 참여에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진 것이다. 공동성명에는 “양측은 아시아 경제 발전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중국은 AIIB 설립 관련 제안을 한국에 설명했고, 한국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 양측은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만 표현됐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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