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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진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상렬
뉴욕 특파원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엔 2010년 미국에서 처음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가 있다. 2일(현지시간) 이곳에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의 히데키 이케지리 의원이 찾아왔다. 그는 기림비를 살펴본 뒤 “위안부들이 강제 동원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위안부 가운데는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한 여성이 있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잠시 뒤 그가 위안부 건립을 항의하기 위해 방문한 팰리세이즈파크 시청사에서 상황은 반전됐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양국 간에 얘기돼야 할 문제다.”(히데키 의원)



 “우리는 고통을 겪은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위로가 되도록 일본 정부가 뭔가 해야 한다.”(제임스 로톤도 팰리세이즈파크 시장)



 그래도 히데키가 궤변을 계속 늘어놓자 미국인 시장은 “이곳까지 온 그 에너지로 당신 나라로 돌아가서 당신 나라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득해라”고 훈계했다.



 아베 정부의 고노 담화 검증에서 한층 분명해진 것처럼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어떻게든 가리려는 일본의 노력은 집요하다. 2012년엔 뉴욕 주재 총영사관까지 나섰다. 당시 일본 총영사는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조건으로 펠리세이즈파크시에 도서관 서적과 나무 기부 등을 제안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 알려져 망신을 당했다. 자민당 소속 중의원과 참의원들이 시 청사를 방문해 대놓고 기림비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의원인 히데키의 이날 행동도 일본 정치권이 벌이는 기림비 철거 총력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 배경엔 문명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른 데 대한 수치심이 깔려 있다. 히데키는 이날 “내 자식이나 손자가 미국에 왔을 때 기림비에 적힌 내용으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기보다 없었던 일이라고 부인하겠다는 유치한 발상인 것이다.



 이럴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뉴욕 커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 아서 플루그 소장의 조언이다.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는 그는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리는 거다. 자라나는 학생들은 사회 각계로 퍼져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작은 군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계 곳곳의 홀로코스트 뮤지엄들은 방문객들에게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끊임없이 되새겨주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일본이 두려워하는 것은 진실이다.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또 자라나는 세대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었던 일본의 만행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상렬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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