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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살림의 신] '장인 전통+기술 혁신' 의 산물 명품 브랜드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킨다”.



명품 업계 최고경영자(CEO) 인터뷰 때 단골로 듣는 대답이다. 브랜드의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우수한 장인 정신으로 만든 최고의 제품으로 현재에 이르렀다는 이야기 끝에는 항상 이런 대답이 따라왔다. 대답하기에만 좋은 정답, 뻔히 보이는 거짓말쯤으로도 들린다. 혁신이란 좋은 말을 그저 갖다 붙인 것 같다.



하지만 명품 산업을 찬찬히 취재하다 보면 이들의 한결같은 대답이 마케팅용으로 짜맞춘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장 취재, 주로 상품 제작 현장에 가면 이를 느낄 수 있다. 많은 명품 브랜드의 장인들 작업장 환경은 최첨단 연구실 뺨친다. ‘장인의 공방’이란 말만 듣고 흔히들 떠올리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고즈넉한 자연 속, 빛바랜 오두막 비슷한 곳에서 허리 굽은 백발 노인이 돋보기 너머로 가죽을 매만지는 장면 같은 건 없다는 얘기다. 여느 첨단 연구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건 명품의 전통 제조 기술과 현대 기계 제작 기술이 공방 작업 과정에 접목해 있기 때문이다. 제작 과정 일부는 자동화돼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죽 자르기 작업이다. 자르는 것 자체는 여전히 숙련된 장인이 맡는다. 절단 도구도 전통적인 것 그대로다. 하지만 가죽을 어떤 식으로 자를 것인지 계산하는 것은 컴퓨터의 몫이다. 정밀 계산 결과를 토대로 커다란 자동화 기계가 가죽 자르기 밑그림을 그려낸다.



이 대목에서 기자의 고질병 혹은 기자적 자질, 의심이 도진다. 어차피 자동화한 걸 왜 그림만 그리는 데서 그치지? 그 흔한 레이저로 잘라내면 훨씬 수월할 텐데? 그냥 ‘장인의 수작업’을 고수하기 위해 보여주는 쇼인가? 아니다. 명품 브랜드 쪽은 “가죽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방법으로 절단하기엔 아직 기계의 솜씨가 모자라서”라고 한다. 레이저의 열이 미세하게나마 가죽에 흠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한 게 명품 작업 과정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절단면은 보이지 않는 부분인데도 각별히 신경 쓰는 건 명품·장인의 전통이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여기에 최적화·효율화를 위한 컴퓨터 작업 도입은 명품이 현대화하며 일군 혁신의 산물인 것이다.



혁신이 첨단 전자 기술 업체에만 필요하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100년을 버텨온 브랜드는 200년을 내다보며, 200년짜리는 300년을 기약하려고 혁신에 매달린다. 그러니, 혁신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상에도 필요한 건지 모른다.



강승민 기자



다음주 화요일(9일) 오후 7시 55분 JTBC ‘프리미엄 리빙쇼 살림의 신’은 ‘내 취향대로 바꿔 쓰는 아이디어 살림법’ 편이다. MC 박지윤과 오미연·김효진·이지연 3인의 살림꾼이 주부 100명이 꼽은 혁신 살림법에 관한 궁금증 1~5위를 알아본다. 셰프 토니오가 국산 돼지로 요리한 ‘아이디어 뚝딱 밥상-한돈 등심 덮밥’ 조리법도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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