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브라질 월드컵] 박지성 왜 안 왔죠? 브라질도 궁금

‘원팀, 원스피리트, 원골’을 슬로건으로 내건 축구 대표팀. 월드컵 결과는 1무2패, 승점 ‘원포인트’에 그쳤다. 벨기에에 패한 뒤 낙담하며 걸어나오는 선수들. [상파울루=뉴스1]

브라질 월드컵은 한국 축구에 커다란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무승(1무 2패)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 때문만은 아닙니다. 급변하는 세계축구의 흐름에 한국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건 아닌지, 4년 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환골탈태가 가능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걱정 어린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의 부진과는 상관 없이 월드컵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축구의 나라’에서 열리는 월드컵답게 매 경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지만, 치안 부재, 경기장 미완공, 판정 시비 등이 불거지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송지훈·박린·김민규 중앙일보 기자와 오광춘·김진일 JTBC 기자가 만나 지면에 담지 못한 브라질 월드컵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눴습니다. 

 ▶오광춘(이하 오) 홍명보호는 역대 월드컵 대표팀 중 가장 많이 비공개 훈련을 했습니다.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포함하면 10차례 가까이 될 겁니다. 상대팀에 우리 전력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였겠지만, 남을 신경쓰다 우리 훈련을 제대로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공교롭게도 H조에 속한 3개국 기자들은 한국의 공개 훈련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죠. 훈련장에서 만난 한 러시아 기자는 한국 축구에 대해 ‘안정환과 박지성 밖에 모른다’고 말해 당황스러웠습니다.

 ▶송지훈(이하 송) 박주영을 지나치게 고집한 홍 감독의 결정은 여러 모로 아쉬웠습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홍 감독이 준비한 전술이 지나치게 단조로웠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증거였거든요.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이후로 홍 감독은 국제대회마다 한 가지 포메이션(4-2-3-1)만 고수해 왔습니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알제리와의 2차전 당시 초반 15분 간 기싸움에서 밀렸는데도 ‘플랜B’를 내놓지 못하더군요. 한국전을 앞두고 선발 5명을 바꾸며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던 알제리와 비교가 됐습니다.

 ▶김진일(이하 김) 홍명보호 멤버 중에 베테랑이 부족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30대 선수는 수비수 곽태휘(33) 1명 뿐이었죠. 홍 감독은 이번 대표팀이 리더 부재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23명 모두가 리더’라고 설명하던데, 그 넓은 경기장에서 서로 대화조차 제대로 안 되는데 23명의 리더가 말이 되나요. 브라질 기자로부터 ‘박지성은 왜 안 왔느냐’는 질문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영화 ‘어바웃 타임’에 시간을 되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선수는 아니더라도 박지성이 코칭스태프로 참여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박린(이하 박) 이번 대회 기간에 안정환 해설위원과 자주 통화하면서 많이 배웠는데요, 우리 선수들에 대해서 ‘스타 플레이어가 없으면 미국처럼 많이 뛰기라도 해야 한다’고 꼬집은 게 기억납니다. 이영표 해설위원도 ‘한국 축구가 많이 뛰지 못하면 내세울 게 뭐가 있냐’고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홍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형 축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지만, 이번 대표팀이야말로 많이 뛰고 투지가 넘치는 한국 본연의 축구를 망각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민규(이하 규) 저는 브라질과 관련한 오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출국을 앞두고 외교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브라질의 치안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했는데요.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였어요. 하지만 직접 겪어 본 브라질은 크게 달랐습니다. 제가 취재 중 만난 브라질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착했어요. 길을 잃은 저를 목적지까지 직접 데려다 준 분들도 많았죠. 엄지손가락 한 번 치켜들면(따봉) 모든 게 통하는 나라입니다.

 ▶박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취재를 위해 이동하던 중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연결편을 놓친 일이 있는데요, 제가 공항에 발이 묶여 어쩔 줄 몰라하자 공항 관계자들이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하더군요. 결국 다음 비행편 티켓을 얻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송 월드컵 기간 한국에서 파견돼 브라질 현지에서 활동하는 경찰들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그러시더군요. 해가 진 이후에 인적이 드문 곳을 함부로 돌아다니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요. 사실 안전사고는 방심할 때 항상 발생하거든요.

 ▶오 월드컵 기간에 각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연예인들을 투입해 예능 프로그램을 찍었는데요,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한 개그맨은 러시아와의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장에 버젓이 들어왔더군요. 전 세계를 통틀어 연예인이 월드컵 미디어센터에 들어오는 경우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송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가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수확도 있었습니다. ‘국제용 골잡이’ 손흥민을 발굴한 게 대표적일 텐데요, 우리가 진 뒤에 유난히 손흥민 선수와 자주 인터뷰를 하게 됐어요. 지는 게 분한지 말끝마다 울먹이는 모습이었는데, 친동생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2011년 아시안컵 때도 일본과의 4강전에서 진 뒤에 우는 모습을 봤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벨기에전 직후에 동료들에게 안겨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는데요. 내년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는 활짝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정리=송지훈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