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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없어 농구코트서 공 차는 학교

1일 군산영광중학교 농구장에서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2000년 여중에서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권철암 기자]

1일 오후 1시 전북 군산시 중앙로 군산영광중학교 농구장(핸드볼 겸용). 50여 명 남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폭 20m, 길이 40m 좁은 구장에서 3~4개의 축구공을 펑펑 내질렀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공은 벽에 부딪혀 튀어 나오기도 하고, 주변에서 쉬고 있는 여학생들을 맞추기도 했다. 일부 여학생들은 “이쪽으로 공 차지마”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삿대질을 해댔다. 농구장에 들어가지 못해 골대 뒤편에서 놀던 학생들이 찬 공은 교실 창문 쪽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학생회장 최나은(3학년) 양은 “남학생들이 비좁은 농구장에서 축구를 하다 보니 사람이 맞는 일이 다반사이며, 때로는 창문·시계 등 기물이 파손돼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한다”고 말했다.

 남녀공학으로 전환한지 10년이 지난 군산 영광중이 변변한 운동장 하나 갖추지 못해 학생들의 체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또 비좁은 시설때문에 학생들의 안전사고가 빈발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립재단에서 운영하는 영광중은 2000년 3월 여자중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여성기본발전법(1996년 시행)에 따라 ‘학교교육에 남녀평등 이념을 고취한다’는 교육당국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는 남학생 322명 여학생 306명 등 총 628명이 영광중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운동장 등 기본적인 체육 시설은 종전시설 그대로다. 당초 여학생을 염두에 두고 좁은 부지에 건축을 한터라 시설을 확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 학교는 운동장마저 갖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좁은 농구장에서 몸을 부딪히며 축구를 할 정도다. 궁여지책으로 가로 20m 세로 30m의 강당을 실내체육관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 이마저 체조용 평균대를 축구골대 삼아 쓸 만큼 환경이 열악하다.

 김태건(1학년) 군은 “다른 학교에는 다 있는 운동장이 없어 농구 코트에서 축구를 한다”며 “대부분 3학년 형들이 차지해 1~2학년은 한쪽 구석에서 구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좁은 체육시설은 각종 안전사고가 속출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18개 학급의 영광중이 학교안전공제회에 신고한 사고는 지난해 총 14건. 학생수가 훨씬 많은 인근 진포중(23학급)의 5건, 서흥중(26학급)의 9건보다 크게 많다. 영광중은 올 들어서도 5월까지 1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21일에는 남학생이 찬 공에 맞은 벽시계가 떨어지면서 여학생이 이마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학교 이사회는 지난 1월 영광중을 여학교로 다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300여명의 남학생을 다른 학교로 분산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군산 교육지원청은 전환 승인을 미루고 있다.

 한명선 교장은 “적절한 교육 시설 확보와 교육 활동 차원에서 여학교 전환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지역 사회와 학부모·교직원의 협조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3월 영광중 및 주변 초·중학교의 학생과 교직원·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영광중 여학교 전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찬·반이 51대 49로 팽팽하게 나왔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20일과 26일 영광중을 비롯한 인근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설득 노력을 펼치고 있다.

 김애자 군산교육지원청 학교행정담당은 “영광중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달 말 학군조정을 앞두고 여중 전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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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