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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남 편중·법조 중시가 민심 이반 불렀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년 만에 급작스러운 추락을 맞은 것은 인사 실패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 이래 가장 견고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도로 정홍원’ 총리 인사를 무심하게 단행함으로써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면서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 등 한국의 의전 서열 10위까지 8명이 이른바 PK, 부산·경남 출신이다. 최근 교체된 청와대 신임 수석 5명 가운데 3명은 TK, 즉 대구·경북 출신이다. 경제·민정·홍보 수석 같은 핵심 요직들이다. 이 정부의 인사 편중을 지적하는 통계는 많다. 올 2월 박남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들어 단행된 총경 이상 고위직 승진자 130명의 출신고를 전수조사한 결과 영남 지역 출신이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지난 6월 초 1기 내각 및 청와대의 차관급 100대 요직을 분석한 결과 영남 출신이 35명(PK 22명+TK 13명), 서울이 24명, 충청·호남이 각각 16명·13명 순이었다. 영남권 편중이 압도적인 가운데 특히 부산·경남 사람이 많은 것은 이 지역 출신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죽했으면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퇴임하면서 “군사 정부 때도 지역 안배는 했다. 이제는 지역 안배를 해야 한다. 자기 시야에서만 보면 좋은 사람이 안 보인다”라고 했을까.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100%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2007년 10월 광주·전남 선거대책위 발족식에서 “모든 공직에 대탕평 인사를 할 것이다. 특정 지역이 아닌 100% 대한민국 정부가 될 것이다.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 온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고 말했다.

 실적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은 지금의 인사 결과가 과연 특정 지역이 아닌 인사인지 따져봐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대탕평책으로 끊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인위적인 지역 안배를 통해서라도 국민 사이에 퍼져 있는 편중 인사의 좌절감을 씻어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이 신설하겠다고 한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대한 기대가 작지 않다. 대통령이 그동안 인사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탕평인사의 절실함을 각성하고 있는지는 인사수석에 누구를 임명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여 인사수석조차 영남권 사람으로 앉히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밝혔던 ‘대탕평 인사’의 초심을 회복하고 이를 관철시킬 인물을 인사수석감으로 찾아야 한다. 지역뿐 아니라 법조와 관료를 선호하는 대통령의 인사 습성도 새 인사수석에 의해 제동이 걸려야 한다. 박 대통령의 측근이 아닐수록 인사수석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본다. 인사수석을 세워놓고 엉뚱한 곳에서 진짜 인사가 진행되는 일이 벌어져서도 안 된다. 김기춘 실장이 인사를 장악하고 있다느니, 비선라인이 작동하고 있다느니 하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면 박 대통령은 돌이킬 수 없는 실패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인사 문제로 상실된 국정동력은 인사로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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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