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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한진중공업, 다시 일어섰다

1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3년 만에 상선 생산을 재개하며 선박 건조를 위한 철판 절단식을 했다. 영도 조선소는 조선 경기가 위축되면서 지난 2011년부터 일감이 완전히 떨어져 어려움을 겪어 왔다. [뉴시스]

#1. 2008년 5월12일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주지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타이어 공장 기공식이 열렸다. 금호타이어는 53만㎡(약 16만평) 부지에 연간 12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의 첫 삽을 이날 떴다. 그러나 준공식은 열리지 못했다. 이듬해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6년여가 지난 후 금호타이어가 조지아 공장을 다시 짓기로 했다. 기약 없던 준공식은 2016년 초에 열린다.

 #2. 2011년 7월 부산 영도구는 전국서 모여든 시위대와 경찰로 홍역을 앓았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노사갈등 때문이었다. 이후 영도조선소는 일감을 잃은 채 쇠락했다. 10여 곳이던 회사 정문 앞 식당도 3곳만 남았다. 그랬던 영도구에 1일 수박 파티가 열렸다. 조선소 측이 수박 1000통을 저소득층 주민에게 돌렸다. 2년 8개월 만에 상선 건조를 재개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다. 회사 앞 음식점 주인 이창현(61)씨는 “거의 6년간 개점 휴업이었는데 이제 손님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와 한진중공업이 위기를 딛고 일어서고 있다. 업황은 여전히 뜨뜻미지근하지만 허리띠 졸라매고 한걸음씩 내디딘 결과다.

 금호타이어는 1일 채권단이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 재개를 위한 4억1300만달러(약 4178억원)의 투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워크아웃 중인 기업의 해외 투자를 승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해도 될 만큼 체력이 좋아졌다는 방증이다. 연간 4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와 미국 크라이슬러에 납품한다. 특히 크라이슬러에 납품되는 타이어는 대형차 용이라 수익성도 높다.

 시장의 걱정도 있다. 자금 조달이다. 올해 말 워크아웃 졸업이 목표인 금호타이어는 실적과 재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2009년 119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는데, 지난해 34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부채비율은 316%로 낮지는 않다. 이에 대해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공장 투자금은 금호타이어가 벌고 있는 돈(수익) 범위 내에서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선각공장에선 1일 상선 건조의 첫 단계인 강재 절단식이 있었다. 단추를 누르자 대형 절단기가 레이저 불꽃을 튀기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절단기는 두께 12㎜의 철판 위 하얀색 금을 따라가며 철판을 잘랐다. 영도조선소는 절단식을 시작으로 터키 지레느사에서 수주한 18만t급 벌크선을 만들게 된다. 최성문 한진중공업 사장은 “노사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이날 휴직자 80여명이 다시 출근했다. 이로써 휴직자는 2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안에 휴직자가 모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7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지만 영도조선소에 일감이 생기고,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수주가 늘면서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인천 북항 배후부지와 서울 남영동 사옥 등에 대한 매각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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