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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결단 '무한 배상 무한 리콜'

“돈보다 신뢰가 소중하다.”

 57센트짜리 불량 점화스위치로 인해 ‘리콜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제네럴모터스(GM)가 ‘무한 배상’ 카드를 꺼냈다. GM이 선임한 케네스 파인버그 변호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GM이 (점화스위치 불량으로 인한) 사고 피해 배상에 지불할 금액에 한도가 없다”고 밝혔다.

 파인버그가 제시한 방안에 따르면 사망자에 대한 배상은 100만 달러(약 10억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사고 당시 나이와 근로소득에 따라 생애 소득을 산정한다. 또 배우자와 부양 자녀 1인당 30만 달러가 더해진다. 예컨대 사망자가 연봉 4만6400달러를 받았고 두 자녀를 둔 25세 기혼 여성이라면 유족들은 4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심각한 장애가 생겼다면 배상액은 훨씬 더 많아진다. 전신 마비가 된 어린이라면 배상액은 수천만 달러에 달하게 된다. 유족들이 더 많은 배상을 요구하면 별도의 검토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GM의 배상을 받으면 소송은 포기해야 한다. 배상을 받기 위한 조건은 단 두 가지다. 충돌사고가 쉐보레 코발트 등 리콜 차량과 관련돼있고, 에어백이 펴지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GM은 피해자들이 소송보다 배상프로그램을 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배상금이 작지 않은데다 소송에 비해 신속하기 때문이다. GM은 이번 프로그램에 상당한 정성을 쏟았다. 우선 최고 전문가를 투입했다. 파인버그 변호사는 9·11테러와 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배상 업무를 감독한 피해배상 베테랑이다. 그가 마련한 ‘무한 배상’ 원칙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에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GM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첫걸음을 제대로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마리 바라 GM CEO는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기업의 의무”라고 말했다.

 GM의 배상 계획에서 금액보다 더 주목 받는 것은 GM이 2009년 파산합의 뒤로 숨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그간 업계에선 지금의 GM은 옛 GM이 파산하고 새로 시작한 기업인 만큼 면책조항에 따라 과거의 자동차결함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돼왔다. 그러나 GM은 법률적인 해석을 따지기 보다 대중의 신뢰에 초점 맞추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한보상과 함께 주목 받는 또 한가지는 ‘무한 리콜’이다. GM은 이날 차량 840만대를 추가 리콜 했다. 이로써 GM의 올해 리콜 규모는 2800만대를 넘어섰다. GM은 점화장치 결함 때문에 자동차 키가 의도하지 않게 돌아가는 것을 리콜 사유로 밝혔다. 1997~2005년 만들어진 쉐보레 말리부와 2003년~2014년 생산된 캐딜락 CTS 등이다. 최근 GM은 결함이 인정되면 가차 없이 리콜 조치를 발동한다. 이에 따라 리콜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M은 1분기에 13억달러를 리콜에 쓴데 이어 2분기에도 12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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