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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상황서 비행승인 지연…군 초기대응 곳곳 허점

[앵커]

스튜디오에는 국방부 출입하는 정용환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임 병장 진술과 군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는 것 같습니다.

[기자]

김민석 대변인의 답변인데요, 임 병장의 일방적인 주장일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실제로 맞부딪혔을수도 있다고 얘기했는데, 현재로선 일단 임병장이 진술 단계이고 이것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수색대 부대원들 조사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는 가지 못했고요, 그러니까 일단은 소나기를 피하자는 그런 상황에서 모호하게 답변한 것 같습니다.

임병장의 행적으로 볼 때 임 병장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여지긴 합니다.

왜냐하면 도주 시작한 뒤 18시간 만에 임병장의 행적이 공식적으로 드러나는데,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10km 떨어진 곳이었거든요.

그 사이는 빽빽히 우거진 숲이고 지뢰밭이거든요.

당시 현장 기자들이 놀랐던 것은 특수부대원도 아니고 일반 보병, 게다가 관심병사가 직선거리로 10㎞ 떨어진 곳, 어떻게 그렇게 멀리 갈 수 있었냐 하는 것이었는데요.

그렇게 멀리 갈 수 있었던 건 보급로 뿐이거든요.

실제로 임병장 진술도 그렇구요. 보급로는 수색조가 매복하면서 밑에서부터 훑고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임병장이 두세차례 맞부딪칠 수 밖에 없고요, 때문에 수색조의 제지를 받지 않고 10km 이상 거리를 주파했다는 점에서 임병장의 진술이 사실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도주과정 중 교전이 있었느냐는 부분도 임병장 진술과 군 발표가 상이한데요.

[기자]

네. 임병장을 추격하던 소대장이 팔에 관통상을 입었는데, 누가 쏜 총에 맞았느냐가 쟁점입니다.

임병장은 도주과정에서 총을 손 적이 없다, 그 근거로 K2 소총의 노리쇠 걸이가 파손돼 총을 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노리쇠는 실탄을 장전시키는 장치인데, 이게 고장나 발사를 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군에선 수동 사격할 때 노리쇠를 일일이 잡아당기는 것이지, 이 총은 자동장전장치가 돼 있기 때문에 총을 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거짓 진술이라고 단정합니다.

문제는 그 총격이 임병장에 의한 것이냐 아니면 아군끼리 오인 사격을 한 것이냐인데 아군의 오인사격일 경우 눈 앞에서 탈영병을 놓친 군이 아군끼리 총격전을 벌인 것이기 때문에 군에 대한 불안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총소리가 난 지역이 특정되니까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탄피를 찾아내면 임병장 진술의 진위는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계획범행이냐 우발적 사건이냐 하는 것도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기자]

임병장 변호인 쪽에선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설정하고 있는데요.

희생자 5명 가운데 감정이 있는 병사는 1명이었다는 진술이나, 자신을 비하한 그림에 격분했다는 주장들로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반면 군 수사단 쪽에선 10분간 최소 25발을 쏘고 탄창을 두 번씩 갈아끼면서 120m 떨어진 생활관을 돌아들어가 2차 총격을 가하는 이 행위의 성격이 뭐냐는 건데요.

10분간 행동은 최소한 머릿속에 그려둔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기록상의 흔적, 혹은 조준, 확인 사살을 했다는 물증이 나올 경우 계획범행로 입증하는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앵커]

또 하나 어이없는 군의 대응이 119헬기를 요청해놓고 비행승인도 안 해줘서 응급지원이 지체됐던 점도 있는데요.

[기자]

네. 이번 임병장 사건에서 군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실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사고 당일 군에서 구급헬기를 요청하면서 군사지역 내 헬기착륙장을 지정했는데요.

119에선 비행승인을 받기 위해 전화연락을 했는데 전화회선이 몇 개 안되다보니 상부에 보고 전화하느라 모두 먹통이었던 겁니다.

이렇게 지체한 시간이 한 시간이었는데요.

절체절명의 순간에 군에서 더듬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놓친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고 이범한 상병의 외삼촌이 나오셔서 바로 그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초기에 응급처치가 안 되었던 것이 사인이 아니냐하는 의문점을 강력히 제기를 했고 군에서도 조사를 한다고 했는데…왜 이런 상황까지 됐을까요?

[기자]

훈련 자체가 전시상황을 상정하고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전장 상황이 없는 평시에 익숙한 비대한 군 조직이 다양한 상황에 신속 대처하는 측면이 부족한 것 아닌가, 기본의 중요성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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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