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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사퇴 … 민주주의 숙제 던지다

지명 14일 만에 총리 후보 자진사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퇴회견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13분40여 초 동안 진행된 회견을 통해 진실을 왜곡한 KBS 등 언론과 인사청문회 자체를 반대한 일부 국회의원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후보자는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사퇴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회견을 끝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 14일 만의 사퇴다. [박종근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지금 시점에서는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며 총리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문 후보자는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며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하는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됐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총리 지명 후 친일 논란과 사퇴 압박에 시달려온 문 후보자가 자진 사퇴라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사퇴 문제로 대치해온 정국은 소강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법이 정한 절차인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시된 채 여론 재판 끝에 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한국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언론계·종교계·학계를 중심으로 “청문회를 열어 문 후보자의 사상과 자질을 검증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던 터여서 문 후보자 사퇴는 법치의 무력화와 절차로서의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숙제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후보자도 이날 사퇴 회견에서 “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며 “청문회법은 국회의원님들이 직접 만드신 것인데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중에서도 이런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했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누가 법을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은 16대 국회 때인 2000년 6월 국회에서 267명 의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번에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새누리당 서청원·이재오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 등 유력 정치인 대부분이 당시 의석에 앉아 있었다.

 문 후보자 사퇴발표 직후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주어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후보자는 또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며 “몇 구절을 따내서 보도하면 문자적 사실보도일 뿐 전체 의미를 왜곡시킨다면 진실보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언론이 진실을 외면한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다”고도 했다. 친일 논란을 촉발한 KBS 보도 등 언론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문 후보자 는 “신앙의 자유는 소중한 기본권이다.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옥중서신』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히셨다”며 “저는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 대통령님은 괜찮은 건가”라고 반문했다. 정치권은 문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걸 문제 삼아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었다.

 문 후보자는 “저를 불러주신 분도 그분, 저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분도 그분”이라고도 했다. 하나님과 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중의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드리지 못해 깊은 반성을 한다”(박대출 대변인)고 논평했고, 새정치연합은 “ 비정상의 인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박광온 대변인)고 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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