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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자성 … "야당 장외청문회에 법적 청문회 무력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24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현행 인사청문회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문 후보자는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이 나라는 누가 법을 지키겠나. 국민의 뜻이란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으로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는 “청문회법은 국회의원들이 직접 만든 것인데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청문회라는 법적 절차를 지키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하고 현행 청문 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의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유감스럽고 착잡하다. 청문회가 영어로 ‘히어링(hearing)’인데 듣지도 않고 성급히 결론을 내려 하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절차민주주의 정착이라는 전제하에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지 않으면 대단히 어려운 일들이 발생한다. 이런 식의 청문 절차는 문제가 있다”며 제도 손질 의지도 내비쳤다. 박대출 대변인도 “국회 인사청문회는 열리기도 전에 장외투쟁에 능한 제1야당에 의해 ‘장외청문회’로 전개되어 왔다”며 “법에 규정된 청문회 절차를 도외시해서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가 무력화된다면 깊이 성찰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7·14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당권주자들도 즉각 반응을 내놨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당원들 앞에서 “어려운 용퇴를 해준 문 후보자에게 감사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문 후보자에게)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뒤 밤잠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당초 문 후보자를 옹호하던 서 의원이 지난 17일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여권 기류가 급변했다.

 김무성 의원은 “문 후보자의 말은 거의 다 아주 일리 있는 주장”이라면서도 “친일·반민족자라고 낙인이 찍혀 있는 데 대해선 질의응답을 통해 확실한 해명을 했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사청문회를 거쳤어야 한다는 문 후보자의 주장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사전에 본인 해명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현행 인사청문제도에 대해 “자격이 출중하게 갖춰져 있는 사람도 신상털기에 다 좌절되는 문화이기 때문에 과연 누가 용기 내서 하겠다고 나설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도 성명을 내고 “법이 정한 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못한 데 대해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호도된 여론에 편승해 법적 절차를 무시한다면 국민들의 법 무시 풍조가 사회에 만연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책임론에 대해선 당권 주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김무성 의원은 “이번이 두 번째 총리 낙마인데 (인사를) 담당한 분이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청원 의원은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이라고 해서 모든 검증을 다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은 “법 무시 행태와 여론 호도를 주도한 야당이 총리 후보자 낙마 책임을 물어 김기춘 실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글=김경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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