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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파문 직후 … 시칠리아 마피아 소탕

23일(현지시간) 시칠리아 마피아(코사 노스트라) 두목 중 한 명인 도멘초 팔라초토가 경찰에 의해 체포, 압송되고 있다. ‘벤데타’(보복)를 피하기 위해 경찰관들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팔라초토는 다른 조직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내 종조부가 미국 경찰관을 살해했다”고 말해 1909년 시칠리아에서 발생한 뉴욕 경찰관 살해 사건의 범인을 105년 만에 밝히는 단서가 됐다. [팔레르모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 조직에 대해 파문을 선언한 직후 이탈리아 경찰이 대대적인 마피아 검거 작전을 벌였다.

이탈리아 통신사 ANSA에 따르면 경찰은 23일(현지시간) 시칠리아 팔레르모 지역 마피아 조직원 95명을 강탈과 마약밀매, 돈세탁 등 혐의로 체포하고 수백만 유로 규모의 사업체를 압수했다. 유명 마피아 두목들과 후계자들도 포함됐다.

 시칠리아 마피아는 흔히 ‘코사 노스트라’란 명칭으로 불린다.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 나폴리의 ‘카모라’와 함께 이탈리아 3대 마피아로 꼽힌다. 코사 노스트라는 미국으로 건너가 금주법 시대(1920~33년) 밀주 판매로 미국을 대표하는 폭력조직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알 카포네, 러키 루치아노 등이 코사 노스트라의 두목들이었다.

 이번에 검거된 이들은 팔레르모의 상점과 건설현장에서 보호비를 뜯고 대형 정육점에 자신들이 공급하는 고기를 납품받으라고 강요해 왔다. 또 축구 경기에 돈을 거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다. 경찰이 확인한 강탈 내역은 34가지에 달했으나 신고한 업소는 1곳에 불과했다. 이번 수사로 ‘반 마피아’ 활동에 앞장서온 정치인 피에트로 프란제티가 마피아의 지원을 받아 선거 때 표를 매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조직원에 대한 도청을 통해 100여 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미국 경찰 살해 사건의 범인에 대한 정보도 확보했다. 두목 중 한 명인 도멘초 팔라초토가 “내 종조부가 당시 코사 노스트라 두목인 카스치오 페로를 대신해 페트로시노를 죽였다”고 말한 내용을 확보,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1909년 뉴욕 경찰 조 페트로시노는 뉴욕에서 조직 범죄가 증가하자 이들과 이탈리아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시칠리아를 찾았다가 괴한의 총격에 피살됐다. 페로가 범인으로 지목됐으나 알리바이가 입증됐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페트로시노는 20만 명의 뉴욕 시민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미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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