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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 곁 떠난 부모, 굶주림·외로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 행복 오더라

운명개척담은 아무리 비슷해보여도 진부하지 않다. 얘기를 듣는 쪽과 말하는 쪽의 살아온 시대가 같으면 더욱 그렇다.

24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삼성그룹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에서 한 고아 청년이 3000여 대학생들을 울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입사원 김성운(26·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과보호와 선행학습에 지쳐 자란 세대인 대학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좌우명을 제목으로 자신의 아팠던 삶을 고백했다. ‘엄마’는 김씨가 네 살 때 집을 나갔다. 생활이 어려웠던 ‘아빠’는 “4학년이 되면 데리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들을 보육원에 보내버렸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희망이 사라진 김씨는 형들의 괴롭힘이 일상적이던 보육원 생활을 견딜 수 없었다.

중2 때 결국 보육원을 뛰쳐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주는 점심 한 끼 급식만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그는 “빨래도 제대로 못해 매일 꼬질꼬질한 교복 한 벌만 입고 다녔지만 가장 힘든 것은 학교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면 느꼈던 끝없는 외로움이었다”고 말했다.

 1년 뒤 배고프고 외로운 생활을 견딜 수 없었던 김씨는 다시 보육원을 찾았다. 하루 세 끼가 해결되고 나니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집도 돈도 가족도 없던 내가 살아갈 길은 공부뿐이라는 생각에 주위에서 ‘미쳤다’는 소리를 할 정도로 독하게 공부했다”며 “그러다 보니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꿈과 목표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8년 ‘대치동 키드’들을 제치고 수학과학 특기자로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에 입학했다. 꿈에 그리던 대학생이 된 뒤에도 가난과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학 4년 내내 생활비와 방값을 내느라 쉴 틈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대학 4학년 때부터 자신의 인생 경험담을 나누는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니 어린 시절의 아픔이 치유되고,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올 1월 대졸 일반전형 공채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지원, 삼성 배지를 달았다. 대학 입학과 취직 과정에서 ‘사회적 배려’ 혜택은 받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대학생 후배들에게 희망과 나눔·행복을 얘기했다. “어려운 환경 때문에 인생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습니다. 인생은 언제든지 좋아질 준비를 하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은 일들에 감사하며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세요.”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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