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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5210원 … 현장에선 이마저 안 주려 온갖 핑계

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4일 앞으로(29일) 다가왔다. 동결(시간당 5210원)을 주장하는 경영계와 대폭 인상(6700원)을 요구하는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법정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9년부터 매년 노사 간 협상은 결렬됐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이 산업현장에선 왜곡되거나 일부 업종에선 적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노·사·정·공익위원으로 꾸려진 최저임금심의위원들이 5월 한 달 동안 전국 10개 사업장의 실태를 점검한 결과다. 최저임금을 주지 않기로 업주들이 담합하거나 최저임금 때문에 폐업 위기에 몰려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하소연하는 근로자 등 유형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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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의 한 도시에선 편의점·주유소·PC방의 대부분 업주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에게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주기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이 지역을 관할하는 고용노동지청에 신고된 최저임금 위반 신고 19건 중 16건이 이런 업종이었다. 고용지청 관계자는 “이 지역 업주들은 신고를 하면 합의 형식으로 차액을 주는 꼼수를 부린다”고 말했다.

 실거주 인구가 5만여 명에 불과한 충청도의 군 단위 지역 택시업계에선 근로자들이 볼멘소리를 했다. “최저임금을 받으려면 사납금을 그만큼 많이 넣어야 하는데, 이용객이 적어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운전기사의 한 달 수입은 근로계약서상 임금 40만원과 사납금을 내고 남는 110여만원을 합해 150만원 정도다.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회사가 기사별로 하루 3시간만 일하게 하는 형태로 인력운영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군 단위 지역에선 택시가 응급차, 짐차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감차조차 지역 정서상 어렵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지급하며 법정 수당을 떼먹는 꼼수를 부리는 곳도 많았다. 경기도 한 지역의 서비스업체에선 근로자들이 하루 10시간 넘게 일한다. 하지만 임금총액은 월 110만원으로 최저임금만 지급되고 있다. 초과근로수당을 임금에 포함시켜 교묘하게 근로자를 속이는 것이다. 강원도의 한 측량회사 근로자는 “각종 수당이 최저임금에 어떻게 산입이 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편의점의 경우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서울의 한 섬유회사에선 사무직이나 근속이 오래된 근로자들의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는다. 전체 90여 명의 근로자 중 30% 정도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다. 이들의 임금이 매년 6~7%가량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고임금자의 임금 인상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대기업 임가공업체(37명 근무)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대표는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장기근속자나 신규 입사자의 임금이 거의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다른 근로자의 임금을 올리지 못해서다. 이런 사정은 근로자들도 알고 있다. 한 근로자는 “사원복지 여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근속기간에 따른 수당이나 상여금 혜택을 요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권순원(경영학) 교수는 “최저임금제도가 현실에 맞게 조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적용만 돼도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소비 활성화와 같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순기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사업주들은 최저임금 인상 폭이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업장의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업종별·지역별로 최저임금을 고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근로자들은 대체로 최저임금이 6000원 정도로 인상되길 바랐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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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