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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놔도 … 동부화재는 지키려는 김준기

동부그룹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구계획의 핵심이었던 이른바 ‘동부패키지’ 매각이 포스코의 인수 포기로 무산되면서다. 이 과정에서 김준기 동부 회장은 동부제철 경영권 제약을 감수하면서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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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4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의 패키지 인수방안에 대한 검토를 중단했다” 고 밝혔다. 두 매물은 지난해 말 발표된 동부그룹 자구 계획의 핵심이다. 당초 동부 측은 “회수 자금을 극대화하기 위해 두 사업체를 별도로 매각하자”고 요구했지만 채권단은 “인천공장은 인수 희망자가 없어 매물 가치가 높은 동부발전 당진과 묶어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다. 포스코는 채권단 요청에 따라 이들 두 매물에 대한 실사작업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인수 포기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부의 자구계획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동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두 매물을 개별 매각하기로 방향을 바꾸는 한편 동부제철에 대해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류희경 부행장은 “23일 김 회장 등 동부 고위 관계자들과 긴급회동을 하고 자율협약 방식에 의한 구조조정 추진을 제안했다”며 “김 회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채무상환 유예나 긴급자금 지원 등 혜택이 주어진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확정 시 다음 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원에 대한 차환발행(기존 채권의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롭게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자율협약은 강제적 구조조정이 뒤따르는 워크아웃의 직전 단계여서 대주주의 경영이 크게 제약받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동부제철 대표이사인 김 회장의 경영권 상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류 부행장도 “지금 뭐라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면서도 “다른 분이 (동부 정상화 작업을) 더 잘해 정상화를 더 빨리 할 것 같다면 그분한테 (경영을) 부탁 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대신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채권단은 그동안 “추가 지원 대가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 14.06%를 담보로 내놓으라”고 요구해 왔다. 동부화재는 동부증권·동부생명·동부자산운용·동부저축은행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김 부장은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다. 담보로 내놓았다가 잘못될 경우 금융계열사 지배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민감한 지분인 셈이다. 동부 내부에서는 구조조정 대상이 된 제조계열사들과 달리 금융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아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금(금융)을 은(제조)으로 바꿀 수는 없지 않으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금융계열사를 지키기 위해 동부제철 자율협약 수용의사를 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패키지 매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것인데 이제 와서 동부를 동양이나 STX와 동급으로 취급하면 억울하다”며 “금융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것은 우량 회사를 내놓으라는 것인데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동부 계열사 주가는 동반 폭락했다. 동부제철·동부라이텍·동부건설·동부하이텍·동부CNI는 각각 가격제한 폭까지 떨어졌고 동부로봇(8.00%)·동부화재(4.99%)·동부증권(4.65%)도 급락한 채 마감했다. 신용등급도 잇따라 강등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3일 동부CNI와 동부메탈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이들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려 추가 강등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용등급이 ‘BBB-’인 동부건설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에서 ‘하향 검토’로 떨어졌다. ‘BBB-’는 투자적격 등급 중 최저 등급이다. 한신평은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실적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자구계획 이행이 지연되면서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졌다”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동부CNI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고, 나이스신용평가도 동부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박진석·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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