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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집착(執着) … 내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들 때까지

‘장진우거리’로 불리는 회나무로 13가길 초입에 있는 팻말 앞에 선 장진우 대표. 문오리·장진우식당·방범포차 등 6개와 최근에 문을 연 국수집·장스시 등 이 골목에만 8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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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도, 그렇다고 스포츠 스타도 아닌데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장진우(28)씨다.

포털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장진우거리’‘장진우 골목’ 등이 연관 검색어로 쭉 뜬다. 경리단길에서 남산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면 나오는 이 뒷골목의 행정구역상 이름은 ‘회나무로 13가길’. 하지만 다들 장진우거리라고 부른다.

이곳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골목 입구의 음식점 안내 팻말을 보면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곳 가게 18개 중 6개가 그의 것이니 말이다. 아니. 최근 생겨 아직 팻말에 이름이 안 오른 ‘장스시’와 ‘국수집’까지 합하면 모두 8개나 된다. 하지만 그저 그가 운영하는 가게가 많아 그의 이름이 붙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불과 4년 만에 분식집 하나 말고는 번듯한 식당이나 카페 하나 없던 주택가 골목을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한 거리로 만들었고, 다들 그걸 인정하기에 주저없이 그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거다.

그가 처음부터 식당을 할 생각이 없었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유명한 일화다. 재주가 많아 그림을 그리다 대학에선 국악을 전공하며 사진 찍어 돈 벌고, 틈틈이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하던 그는 22살 되던 2008년 방값이 싸고 남산이 가깝다는 이유로 방배동에서 살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또 작업실도 하나 냈다. 지금의 ‘장진우식당’ 자리다. 그는 “음악을 전공했지만 사진을 부전공으로 선택할 만큼 관심이 많아 대학시절부터 상업사진가로 활동해왔다”며 “작업공간이 필요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작업실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회의를 하거나 놀려고 작업실 찾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줬다. 솜씨가 좋아 사람들은 “정식으로 식당을 내라”고 꼬드겼다. 그렇게 1년여가 흐른 2011년 그는 본격적으로 음식을 팔기 시작했다. 간판은 달지 않았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고, 다들 장진우식당이라고 불렀다.

원래 꿈도 아니었다면서 왜 자꾸 식당을 더 낸 걸까. 게다가 같은 골목길에 말이다. 그는 “공간에 대한 집착”이라고 설명한다. 본인이 가고 싶은 가게, 느끼고 싶은 감성이 있는 가게가 없으니 아예 직접 만들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얘기다. 한 골목에 낸 이유도 간단하다. 집과 가까워서란다. 그는 또 “이 골목은 건물이 다 작아 큰 규모 가게를 낼 수가 없다”며 “기존 가게를 보완하는 뭔가를 해보려면 새로 가게를 내야 했다”고 했다. ‘그랑블루’에서 빵을 내야 하는데 조리 공간이 부족하니 빵집 ‘프랭크’를 만들어 여기에 빵을 공급하는 식이다. 또 식당에서 밥만 먹는 게 아쉬워 소주 마실 수 있는 ‘방범포차’를, 면요리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국수집’을 내는 거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원래 부자집에서 태어났을 것”이라고 쉽게 말한다. 그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억울하단다. 집이 부자가 아니라 대학 시절부터 사진 찍어 꽤 많은 돈을 벌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돈이 장사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은 절대 아니다.”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세간의 삐딱한 시선과 달리 고등학교 때부터 돈 벌려고 공사판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 때 목수·미장 등 인테리어와 건축에 필요한 걸 배웠다. 자격증은 없지만 자기 가게 인테리어는 직접 디자인할 정도다.

나 좋자고 만든 골목길 가게에 왜 사람들은 열광하는 걸까. 그는 “대기업 음식점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이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라고 말한다. “화려하지만 맛이 없다거나 맛은 있지만 서비스가 별로, 혹은 다 좋아도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감성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거다.

어려서부터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그는 지금의 장진우를 만든 가장 큰 요인으로 여행을 꼽는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틈날 때마다 훌쩍 떠난다. 대단한 곳이 아니라 고등학교를 보냈던 시흥 등 아무데나 막 돌아다니고 또 먹는다. 그러면 꼭 영감을 얻어 온다.

그는 “돌아다니다 보면 문득 생각나는 게 있다”며 “문어와 오리를 섞은 전골요리집 ‘문오리’도 제주도 여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이렇게 그는 장진우거리에 더 깊숙이 정착하는 셈이다.

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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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