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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알아가기] 스포츠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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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선망하는 직업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진로 찾아가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다양한 직업 현장을 찾아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지, 또 그 직업을 갖기 위해서 어떤 길이 있는 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중고생 눈높이에 맞춰 알려드립니다. 10회는 스포츠 에이전트입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뤄낸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박지성을 비롯해 태극전사들은 해외 명문 프로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축구 실력은 뛰어나지만 협상력은 떨어지는 선수를 대신해 해외 이적과 연봉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한 건 바로 스포츠 에이전트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할리우드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 소속사에서 쫓겨난 스포츠 에이전트(톰 크루즈 분)가 미식축구 선수(쿠바 구딩 주니어 분)와 진정한 친구가 돼, 고객을 톱스타로 만들고 자신도 화려하게 재기한다는 내용이다.

선수 권익을 위해 열심히 뛰며 선수의 가치를 더하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소개한다.

프로만 살아남는 세계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선수의 모든 걸 함께 한다.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 오앤디를 거쳐간 선수들의 축구화.
 “돈 벌게 해줘. “(Show me the money)

‘제리 맥과이어’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다. 딱 한 명 남은 클라이언트(선수)를 위해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는 이해 관계를 넘어 그의 인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를 토대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고 결국 톱스타로 키워낸다.

 이처럼 스포츠 에이전트는 운동선수가 경기와 훈련에만 집중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연봉 협상이나 스케줄 관리, 구단 이적, 광고(스폰서 유치), 자산 관리 등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신경써야 하는 영역을 적극적으로 챙겨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 곽태휘(33·알 힐랄 소속)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도움을 제대로 받은 선수 중 하나다. 그는 고교 시절 부상으로 왼쪽 눈 시력을 크게 잃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직전 당시 감독인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불렸으나 평가전 부상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2011년 K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일어섰다. 그리고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 그리고 이어 알 힐랄 FC로 이적했고 올해 당당히 ‘홍명보호’에 올랐다.

 그의 부활엔 국내 최초의 여성 스포츠 에이전트인 김양희 오앤디 대표 공이 적지 않다. 곽태휘와는 2007년 FC서울에서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할 때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곽 선수가 부상을 안고 돌아왔을 때 김 대표는 같이 재활 치료에 들어갔다. 초기엔 병동에서 24시간 그의 곁에 머무를 정도였다.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며 좌절하지 않도록 힘을 북돋워줬다. 김 대표는 “선수의 심리적 관리는 에이전트의 큰 역할 중 하나”라며 “특히 나 스스로 부상으로 농구 선수생활을 접었던 터라 누구보다 선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선수의 꿈을 접고 막막할 때인 1994년 본 영화가 ‘제리 맥과이어’였다. 김 대표가 스포츠 에이전트로 변신한 계기가 됐다. 당시 국내에선 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지금도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에이전트를 인정하는 종목은 축구가 유일하다. 사실 김 대표는 축구협회의 공식 에이전트는 아니다. 축구협회는 2004년부터 FIFA(국제축구연맹)의 에이전트 자격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만 에이전트 자격을 준다. 김 대표는 그 이전부터 활동해 온 터라 따로 자격증을 따진 않았다.

 김 대표가 에이전트 세계에 처음 발을 디딜 때만 해도 축구는 남성만의 세계였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축구장에 김 대표가 오는 것조차 싫어하는 감독도 있었다. 그래도 김 대표는 매일 축구장을 찾아 연습하는 모습과 경기를 관찰했다. 축구, 그리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안목을 키운 후 팀 사정에 맞는 선수를 제안했다. 공격수가 부족한 팀엔 공격수를, 수비수가 약한 팀엔 수비수를 추천했다. 그제야 감독과 선수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 에이전트는 이처럼 프로 선수보다 더 프로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 곽태휘(왼쪽) 선수가 출국 전 에이전트인 김양희 대표와 얘기하고 있다.(左), 류현진(왼쪽) 선수와 그를 미국 프로야구 빅스타로 이끈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右)

축구 외 종목에선 아직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이적시장에서 에이전트가 개입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해외 선수를 국내에 영입하거나 국내 선수를 해외로 진출시킬 땐 에이전트 개입이 가능하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에서 뛰는 오승환 선수는 2년 전부터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가 맡고 있다. 김동욱 대표는 김양희 대표와 달리 선수 경험은 없다. 미국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후 스포츠 에이전트를 택했다. 그는 유학 후 스포츠 산업 전반에 대해 배우려고 스포츠브랜드 푸마 코리아에 입사해 스포츠마케팅 실무를 익혔다. 이곳에서 그는 축구·야구 등 다양한 프로 구단 관리와 국제 경기 후원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잠시 IB스포츠에 재직할 당시 친하게 지내던 오 선수(당시 삼성 라이온스 소속)가 그에게 먼저 다가왔다. 에이전트가 돼달라고 말이다. 이 제안을 받고 김동욱 대표는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지난 4월 오 선수가 2년 계약에 95억원을 받고 한신타이거즈로 옮기는 데 기여했다. 김동욱 대표는 “선수에게 맞는 국가와 팀을 선택하고, 스포츠에만 집중 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만들고 유지해는 주는 게 스포츠 에이전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양희 대표는 “선수 동영상을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어떤 움직임에서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조언하는 것 역시 에이전트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선 에이전트와 선수 간에 탄탄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한다. 가족보다도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그래서 경기 모니터링과 코칭 스태프와의 미팅 등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국내에선 일주일에 3~4번씩 전국을 다 돌며 경기를 관전하고, 해외 경기는 동영상으로 수십 번 반복해서 본다.

필요한 기본 자질은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에이전트의 기본 역할이 계약과 선수 자산 관리인 만큼 상업적·법률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 에이전트를 여럿 둔 전문회사에선 변호사나 회계사를 고용해 이들에게 맡기기도 한다. 아무리 변호사가 따로 있어도 에이전트는 계약 체결에 필요한 법 지식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엄두를 낼 수 없는 직업이다. 골프선수 장하나(BC카드) 에이전시인 스포티즌 김평기 부사장은 “스포츠에 열정이 있는 사람, 그리고 매우 똑똑한 사람 중 직원을 뽑으라면 전자를 택할 것”이라며 “실무 지식은 일 하면서 배울 수 있지만 열정은 가르친다고 쉽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선수와 돈독한 인간적 관계를 쌓아야 하는 만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필수적이다. 김양희 대표는 “스포츠 에이전트는 사람을 관리하는 직업”이라며 “선수를 아끼는 마음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평기 부사장도 여기에 공감한다. 김 부사장은 “종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보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며 “선수는 물론, 선수 가족과도 자주 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 연봉 일부를 수입으로 받아

 스포츠 에이전트는 돈을 얼마나 벌까. 그리고 미래는 밝을까.

 국내선 보통 선수 연봉의 10%를 업무 수수료로 받는다. 광고 수입이나 자산 관리에서 발생한 이익 등에 대해선 별도로 계약한다.

 스포츠 에이전트의 미래는 스포츠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스포츠 에이전트가 국내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건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면서 해외 구단과 계약하는 일 등이 늘면서 자연스레 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국내 선수의 활동 무대가 넓어지고, 기업의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 스포츠 에이전트도 일거리가 많아진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전망이 밝다.

 한양대학교 정희윤 교수(스포츠산업학과)는 “스포츠산업은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라며 “스포츠를 통해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가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대형 스포츠 이벤트 후원기업이 되기 위해 전쟁을 치를 정도”라고 했다.

 전망은 밝지만 스포츠 에이전트가 결코 화려한 직업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에이전트를 인정하는 프로 축구계에서조차 모든 선수가 에이전트를 쓰는 건 아니다. 선수 성향에 따라 자신이 직접 챙기거나 가족에게 맡기기도 한다. 또 스타급 선수와 일하는 기회가 쉽게 오지도 않는다. 에이전트 회사를 차렸는데 고객을 아예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설령 선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 선수로 뛸 수 있는 기간이 10년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직업 안정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잠재력 있는 선수를 유소년기부터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 교수는 “선수 연봉의 일정 비율만큼 에이전트 수입이 되기 때문에 꽤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에이전트는 안정적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예에서 볼수있듯 스포츠 산업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레 에이전트 역할도 늘어난다. 정 교수는 “스포츠는 가장 효과적으로 기업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분야”라며 “국내에서도 에이전트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김소엽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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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