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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20%가 관심병사

지난 21일 강원도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최전방 경계부대 GOP(일반전초)에서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사상자를 내고 무장 탈영했던 임모(22) 병장이 이틀 만인 23일 오후 자해를 시도하다가 군 추적대에 생포됐다.



요주의 A급만 1만7000명 … 전문지식 없는 소대장이 상담
임 병장 총격 자해 후 생포 … 폐 일부 절제, 생명엔 지장 없어

 군은 이날 오전부터 임 병장의 부모와 형까지 동원해 투항을 권유했으나 임 병장은 소지하고 있던 K-2 소총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을 쏘며 자살을 시도했다. 군은 생포 즉시 임 병장을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했다. 당시 임 병장은 출혈이 있었지만 의식은 잃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5분부터 8시45분까지 왼쪽 폐 상엽 절제술을 받은 임 병장은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처럼 군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병사, 이른바 관심병사로 분류돼 온 임 병장이 제대를 불과 3개월여 남겨놓고 끔찍한 총기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심병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육·해·공군의 A급(특별관리대상) 관심병사는 1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병사의 3.6%다. 이번 총기사고를 저지른 임 병장은 이보다 한 단계 수위가 낮은 B급(중점관리대상) 관심병사였다. 국방부가 분류한 관심병사 기준에 따르면 B급은 자살을 생각했거나 성(性) 관련 규정위반 우려자, 구타 및 가혹행위 우려자 등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사단에는 관심병사(A·B·C급)가 18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전체 병사의 약 20%에 해당한다”며 “이 중 A급 병사는 300여 명, B급 병사는 500여 명으로 800명가량”이라고 말했다. 또 “22사단에 특별히 집중된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이 정도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군에서는 관심병사를 대상으로 정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입 신병의 경우는 전입 2~3주 후 1개월 이내, 일·이병은 6개월에 1회, 상·병장은 연 1회를 실시한다. 군 관계자는 “사단급 부대에는 병영전문상담가가 배치되어 있지만 그 이하 연대급, 대대급으로는 상담가가 없으며 주기별로 순환 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B급에 속했던 임 병장의 사례처럼 이 같은 관리가 실제로 예방책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방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며 장병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했던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문적 지식이 없는 소대장에게 심리 치료까지 맡기다 보니 적절한 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심리 상담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신세대 장병들이 적응하기 수월하도록 군대 내 문화를 혁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백승주 국방 차관은 23일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을 차례로 만나 상황보고를 하면서 “7월을 기한으로 전 군에 대한 부대 정밀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진 안보실장도 이날 오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을 찾아 희생 장병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성운 기자



◆보호관심병사=군내 부적응, 사고 예방을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된다. 1만7000명에 달하는 A급 관심병사는 자살시도 경험자, 사고유발 고위험자 등으로 최전방 근무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성격장애, 사고유발위험 등이 있는 B급 관심병사와 신병, 허약체질 등 C급 관심병사는 지휘관 재량에 따라 전방 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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