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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2사단 … 1984년엔 12명 사망, 2012년 '노크 귀순'

22일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에서 장병들이 전날 동부전선 GOP에서 동료에게 총격을 가하고 탈영한 임모(22) 병장의 수색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최승식 기자], [AP=뉴시스]

동부전선인 강원도 고성에 자리 잡은 22사단은 유난히 큰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30년 전인 1984년 6월에도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역대 최악의 대형 총기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22사단 56연대 4대대 소속이었던 조모 일병은 생활관(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한 뒤 자고 있던 동료 병사들에게 난사했다. 이로 인해 12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군 당국은 사건 3일 뒤인 29일 북한 대남방송을 통해 조 일병이 월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일병은 대남방송을 통해 ‘군의 가혹 행위 때문에 월북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6월에는 대대본부에서 불침번 근무를 서던 송모 이병이 총기와 실탄 15발을 휴대한 채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8시간 만에 붙잡혔다. 2008년 10월에는 경계 근무 중이던 원모 이병이 소총으로 자살했다. 2012년 3월 28일에는 22사단 해안 초소에서 박모 일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부대 측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대대장이 보직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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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사고도 많았다. 2005년에는 예비역 중사 정모씨 등 2명이 K-2 소총 2정, 수류탄 6발, 실탄 700정을 탈취했다가 군경 합동수사반에 의해 한 달 만에 검거됐다. 2005년에는 어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1척이 월북했고, 2009년 10월에는 민간인이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사실이 북한의 통보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사단장과 연대장·대대장·중대장·소대장 등 5명이 보직 해임됐다.

 2년 전에는 이른바 ‘노크 귀순’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었다. 2012년 10월 2일 북한군 병사가 넘어와 생활관 문을 두드렸는데 그때까지 해당 부대는 철책이 절단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장성 2명과 영관급 장교 2명이 징계를 받았다. 군 관계자는 “군내 벌어진 사건·사고의 백과사전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22사단에서 각종 대형 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에서는 22사단의 독특한 지형적 위치를 꼽고 있다.

위장한 군인들이 예상 이동로에서 수색 을 하고 있고(사진 왼쪽), 하늘에서는 군 헬기가 저공 비행하며 수색하고 있다(오른쪽). [최승식 기자], [AP=뉴시스]

 강원도 최북단을 맡고 있는 22사단은 휴전선과 맞닿은 전방뿐 아니라 동해의 해안 경계도 맡고 있다. 양쪽 경계를 모두 수행하는 건 22사단뿐이다. 총 경계선은 97㎞(전방 28㎞·해안 69㎞)에 달한다. 여타 사단이 대개 10~15㎞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6배에 달하는 길이다. 그럼에도 병력은 다른 사단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 복무했던 육군 관계자는 “전방은 말할 것도 없고 간첩이 출몰하는 동해안 경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병사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부담과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군기’가 강조되고 긴장감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일부 부대원의 일탈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세도 험악하다. 태백산맥의 험준한 산악지대로 둘러싸인 전방의 경계선은 롤러코스터를 연상하게 하는 급경사로 수십㎞가 이어져 있다. 22사단장 출신의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철책 경계선이 하도 험난해 오르내리다 보면 무릎이 나가 고생하는 병사가 많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단에 비해 경계 근무도 어려움이 많다. 각종 귀순과 월북 사고가 잦은 이유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철통경계’를 강조하지만 모든 경계선을 24시간 완벽하게 대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군의 고위 간부들 중엔 22사단 출신들이 많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김유군 육군참모차장은 22사단이 속한 8군단장 출신이며 조성직 육군본부 정보작전부장은 22사단장을 역임했다. 1군사령관인 신현돈 대장은 ‘노크 귀순’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처럼 이 지역을 잘 아는 고위 간부가 많은데도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군 당국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워낙 사고가 많다 보니 사고 근절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시도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부대 개명이다. 22사단의 명칭은 과거 ‘뇌종부대’였다. ‘뇌와 관련된 질병을 연상하게 해 나쁜 일이 계속 벌어진다’는 속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2003년 부대명을 ‘율곡부대’로 바꿨다. 군에 따르면 10만 양병설을 주창한 율곡 이이(李珥)와 22사단의 숫자명이 비슷한 데서 연유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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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