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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악의 길 따르는 마피아 파문"

21일 이탈리아 칼라브리아주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카사노 알로 로니오의 두오모에서 소녀에게 입을 맞추고 있다. [카사노 알로 로니오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마피아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서부 칼라브리아주를 방문해 마피아 조직에 대한 파문을 선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교황은 약 10만 명이 모인 가운데 집전한 미사에서 마피아가 “공동의 선을 무시하고 악을 경배한다”고 규정했다. 또 “마피아처럼 악의 길을 따르는 자들은 신과 교감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파문됐다”고 말했다.

 즉위 이후 시리아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등 국제적 이슈에 집중해 온 교황은 최근 관심을 이탈리아 내부로 돌렸다. 칼라브리아주 방문은 그 일환이다. 바티칸은 “교황의 이번 방문은 이탈리아 남서부의 고질적인 문제인 범죄 조직과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칼라브리아주는 지난 1월 3세 어린이가 마약 빚을 갚지 못한 할아버지와 함께 마피아의 총격으로 희생된 곳이다. 사건을 일으킨 범죄 조직은 이탈리아의 대표 마피아 ‘엔드랑게타’였다. 이들은 살해된 시신이 있는 차에 불을 지르는 잔혹성으로 이탈리아 전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칼라브리아주는 ‘엔드랑게타’의 주요 활동 무대다. 시칠리아를 기반으로 한 ‘코사 노스트라’만큼 국제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세계 최대의 코카인 밀매 조직으로 성장했고, 북부로 세를 확장하면서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 조직으로 활동 중이다. 철저하게 가족 중심으로 운영돼 경찰이 잠입하지도 못하고 소탕에 어려움을 겪는다.

 CNN에 따르면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범죄 조직이다. 연간 720억 달러(약 73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공개된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도 ‘엔드랑게타’가 마약 밀매, 돈세탁 등으로 이탈리아 전체 GDP의 3%를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죄 조직이지만 지역 내에서 이들이 얻는 신뢰는 높다.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이 56%를 넘는 탓에 마피아가 유일한 ‘미래’로 여겨지는 데다 교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큰돈을 교회에 기부하는가 하면 일부 성직자가 이들의 결혼·장례 등 예식을 주재했다. 종교 행렬이 ‘엔드랑게타’ 두목의 집 앞에 멈춰서 축복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도 높은 비판과 파문이 더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타격을 입은 ‘엔드랑게타’가 보복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에 맞서 온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이들은 진작부터 교황의 개혁적 행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조직이 수년간 교회와 공모해 투자하고 돈세탁을 해 왔다”며 “교황의 교회 개혁은 이들의 활동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테리 검사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력한 의지가 그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마피아가 활동에 방해가 되는 교황을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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