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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받은 신춘수표 브로드웨이 뮤지컬

19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팰리스 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 투팍 샤커의 노래로 만든 힙합 뮤지컬이다.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가 오리지널 프로듀서이자 책임 프로듀서로서 만든 작품이다. [사진 조안 마커스]

신춘수 대표
19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팰리스 극장에서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a Hear Me·내 소리 들리면 소리쳐·이하 ‘할러’)’가 개막했다. 신춘수(47)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가 한국인 최초로 ‘책임 프로듀서(Lead Producer)’로서 제작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책임 프로듀서는 작품 제작과 운영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제작자다.

 신 대표는 할리우드 프로듀서 에릭 골드와 공동으로 ‘할러’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그와 에릭이 투자자 모집에 나서 ‘할러’의 총제작비 800만 달러(약 82억원)를 채웠고, 작품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함께 갖고 있다. 20일 오전 뉴욕에서 만난 신 대표는 “개막 2주 이내에 흥행 성공 여부가 결정난다”면서 “지켜보겠다”고 했다.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 포스터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가”=‘할러’는 흑인 힙합 가수 투팍 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 제목인 ‘할러’를 비롯해 ‘체인지(Changes)’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등 투팍의 대표곡 19곡과 투팍이 남긴 시에 곡을 붙여 새로 만든 노래 두 곡을 담았다.

 “미국의 대형 에이전시인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에서 2012년 말 뮤지컬 대본을 들고 왔어요. 투팍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낸 이야기라면서요. 그의 노래 가사엔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이 있어요. ‘할러’ 는 그 메시지를 담은 희망가죠.”

 신 대표가 책임 프로듀서를 맡기로 한 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연극 ‘레이즌 인 더 선(A Raisin In The Sun)’으로 올해 토니상 연출상을 받은 케니 레온이 연출을 맡았고, 뮤지컬 ‘위키드’의 안무가 웨인 시렌토와 무대디자이너 에드워드 피어스가 ‘할러’에 합류했다. 지난해 7월에는 극장 관계자와 투자자들을 초청, 뉴욕에서 워크숍 공연을 했다.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브로드웨이 한복판에 있는 팰리스 극장이 대관을 결정했으니 1차 관문은 통과한 셈이지요.”

 타임스퀘어에 자리잡은 팰리스 극장은 브로드웨이 극장 중에서도 가장 눈에 잘 띄는 극장이다. 1913년 개관한 이래 ‘맨 오브 라만차’ ‘미녀와 야수’ ‘아이다’ 등 수많은 히트작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 날짜가 정해진 뒤 신 대표는 관객 눈높이에 맞춰 극장 객석을 바꿨다. 바닥 경사가 너무 완만했던 1층에 계단식 구조물을 설치, 1층 객석과 2층 객석을 연결시켰다. 그러느라 객석 숫자는 1743석에서 1141석으로 600석 넘게 줄었지만, 관객들은 어느 자리에 앉아도 무대를 코 앞에 두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첫 공연을 한 19일, 자리를 꽉 채운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중간 중간 투팍의 노래를 따라불렀고, 커튼콜 때는 일제히 기립 박수를 했다.

 ◆“극작가·작곡가 양성이 과제”=‘할러’는 빈민가 흑인 청년들의 이야기다. 가난과 마약·폭력 등과 더불어 사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의 삶에 돌연 햇빛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신 대표는 “‘할러’는 해피 앤딩”이라고 했다. “등장인물들이 ‘살면서 힘들고 괴로운 일이 많지만 계속 잘 살아야 한다’ ‘더 망가지지 않으려면 희망을 가져야 한다’ 등을 깨닫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할러’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엇갈렸다. 첫 공연 직후 “(‘힙합 뮤지컬’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타임), “1957년 제작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따라했다”(뉴욕타임스)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대부분 노래에 대해선 긍정적인, 극 줄거리에 대해선 부정적인 비평을 했다.

 신 대표는 ‘할러’의 앞날에 대해 장담도, 비관도 하지 않았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은 대부분 마지막 공연 날짜를 정하지 않은 ‘오픈런’으로 공연한다. 신 대표는 “개막 이후 운영비는 티켓 판매 수입으로 충당하며, 관객 수가 적어 운영비가 모자라면 바로 공연을 끝내는 게 브로드웨이 관행”이라며 “장기 공연을 하게 돼 2주씩 번갈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98년 뮤지컬 제작자로 나선 이래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그리스’ 등 국내 무대에서 숱한 히트작을 만든 신 대표는 “이제 좁은 국내 무대를 벗어나 해외 시장 진출로 승부해야 한다. 현재 브로드웨이를 목표로 ‘요시미 핑크 로봇과 싸우다’ ‘스핀’ 등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수준의 극작가와 작곡가 양성이 우리 뮤지컬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뉴욕=이지영 기자

◆투팍(1971~ 96)=미국 힙합의 전설로 꼽히는 흑인 가수. 직설적인 랩 가사로 소외계층의 분노와 절망을 대변했다. 96년 의문의 총격을 받아 요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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