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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진료과 협진→5일 만에 폐암 확진 … 환자 생존율 높여

순천향대 부천병원 흉부외과 신화균(사진 오른쪽) 교수와 영상의학과 백상현(왼쪽) 교수가 폐암환자의 흉부 CT 사진을 보면서 진료방향을 논의 하고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폐암은 대표적인 난치암이다. 폐에는 감각세포가 없다. 암 덩어리가 커져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숨을 쉬기 힘들거나 가슴 통증이 느꼈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폐암의 진단·치료 시기는 생존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병원이다. 초기 환자를 잡아내 생존율을 다른 병원보다 대폭 늘렸다.

폐암의 조기진단·확진시스템 도입 덕분이다. 이곳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도진 교수의 도움말로 폐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과 치료 시스템에 대해 들었다.

수술 가능한 초기 폐암 환자 20%

한양관(72·경기도 부천시)씨는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한 암을 바로 수술했다. 그는 흉부 X선 검사에서 폐에 이상소견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폐기능이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흉부 CT 결과 왼쪽 대동맥 앞에 2㎝ 정도 작은 결절이 발견됐다. 위치가 나쁘거나 조금만 늦었어도 치료가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씨는 흉강경으로 조직검사 후 곧 폐암 수술을 받았다. 처음 병원을 찾은 후 수술까지 걸린 시간은 5일이다.

폐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다른 암과는 달리 수술 이외의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암 발견이 늦을수록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표적치료제 역시 효과가 제한적이다. 흉부외과 신화균 교수는 “폐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초기 환자는 2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폐암 조기진단·확진시스템에 주목하는 이유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2007년부터 이 점에 착안했다. 폐암을 다학제팀 접근법으로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를 중심으로 흉부외과·영상의학과·병리과·종양혈액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 6개 진료과에서 동시다발적 협진으로 폐암 확진 시기를 앞당긴다. 수술이 가능한 초기 환자를 효과적으로 발견하기 위해서다.

폐암 의심 환자는 첫날부터 흉부 X선·흉부 CT 등 영상의학과 검사를 시작으로 기관지 내시경 폐 생검 등을 받는다. 이 결과를 토대로 다음날 분야별 의료진이 다학제 회의를 진행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폐암은 증상이 감기·폐쇄성 폐질환(COPD)과 비슷해 의료진 판단이 중요하다. 늦어도 5일이면 폐암 여부와 향후 치료 계획까지 세운다.

기존 진단법은 진단·검사·협진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폐암 확진까지 적어도 2~3주 이상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환자는 혹시 폐암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다학제 협진 넘어 ‘폐암과’에서 통합 관리

폐암 조기진단·확진시스템의 장점은 다양하다. 일단 발빠른 폐암 확진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눈에 보이는 성과는 생존율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폐암팀의 초기 폐암 5년 생존율은 85%다. 전국 평균(49.5%)보다 훨씬 높다.

수술은 암 조직만 정교하게 제거하는 흉강경으로 시행한다. 폐암 초기 환자의 체력부담을 줄이면서 암 전이와 재발을 막는다. 신 교수는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갈비뼈 사이에 구멍을 뚫어 수술한다”며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감염 위험이 적어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통합적 폐암치료 관리도 가능하다. 폐암 진단에서부터 검사·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 치료까지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논의·공유한다. 영상의학과 백상현 교수는“한 병원에서 무려 7년 이상 호흡을 맞췄다”며 “팀 접근법으로 유기적 협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모여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여기서 더 진보한 것이 ‘폐암과’다. 다음달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진료과다. 여러 과로 나눠 폐암을 치료하는 의료진이 모여 중추적으로 활동한다. 협진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센터체계에서 한 단계 발전한 진료 모델이다. 각 과에서 나눠 살폈던 폐암을 진단부터 검사·수술·항암화학 치료·방사선 치료·사후 관리 등 암 치료 과정을 한곳에서 체계적·전문적으로 치료한다. 김 교수는 “의사는 환자 치료 과정을 돕는 존재”라며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여 폐암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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