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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 "안중근 의사 가장 존경 … 나보고 친일이라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2009년 안중근 의사에 관해 쓴 자신의 칼럼을 설명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가장 존경한다며 “저 보고 친일이다, 반민족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뉴스1]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친일 사관이라는 의혹 제기에 적극적 해명에 나섰다. 문 후보자는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0여 분간 안중근 의사와 관련해 과거에 쓴 칼럼과 세종대에서 했던 ‘국가와 정체성’이란 강의 내용을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우리 현대사 인물 가운데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안중근 의사님과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가슴이 시려 오도록 그분을 닮고 싶다. 이런 분들을 제가 정말로 존경하는데 왜 저보고 친일이다, 반민족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저는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른 얘기는 다 들어도 저보고 친일이라고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거나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식민지 사관이라는 게 뭔지 모른다”는 말도 했다.

 문 후보자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100년을 맞아 안 의사의 유적지를 돌아본 소회를 적은 2009년 9월 ‘코레아 우라’ 칼럼의 주요 대목을 한 줄 한 줄 취재진 앞에서 읽었다. 칼럼 내용이다.

 “그렇게 원하시던 국권은 회복되고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천국에서 승리의 만세를 부르실 당신을 그려 봅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당신의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병사의 시신조차도 끝까지 찾기 위해 애쓰는 나라들을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안 의사는 저격 후 러시아 말로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를 삼창하고 순순히 체포됐다. 현장에 있었던 러시아 사진사는 ‘안중근은 놀랄 만큼 침착했다’고 진술했다. 홍콩의 화자일보(華字日報)는 ‘생명을 버리려는 마음을 가졌기에 그의 마음은 안정되었다. 마음이 안정되었기에 손이 안정되었다. 손이 안정되었기에 탄알이 명중하였다’(1909년 11월 9일)고 썼다. …당신의 간절한 소망은 대한국인, 즉 대한의 국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당신이 그렇게도 원했던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습니다. 이 국민 됨을 모두가 소중히 여기며 살겠습니다.”

 문 후보자는 “감히 말씀드린다. 저는 그런 자격이 없지만 안중근 의사처럼, 소년 다윗처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뭔가 알려 주고 싶어서 세종대에서 강의도 했는데 제가 친일을 가르쳤느냐, 반민족을 가르쳤느냐. 저는 정말 떳떳하다”며 칼럼 내용과 비슷한 강의 내용도 읽었다.

 마지막에는 과거 자신이 서울 남산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있는 안 의사 영정에 헌화한 사진을 보여 주며 “사실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거듭 “사실이면 사실대로 보도해 달라. 여기서 이런 얘기, 저기서 이런 얘기 소문대로 보도하면 얼마나 나의 명예가 훼손되는가”라며 “그것을 모르는가.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라고도 했다.

 문 후보자는 출근길엔 “오늘 하루도 제 일(청문회 준비)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전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지금 국회에서 우리 정홍원 총리가 경제 문제를 답변하는데 정 총리 답변하는 것을 열심히 보면서 배우겠다. 오늘부터는 ‘나인 투 식스(9시 출근, 6시 퇴근)’를 정확히 지키려고 하니 여러분도 해산하셨다가 오후 6시에 오시라”고 하곤 실제 오후 6시에 기자들 앞에 섰다.

 문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들에게 “매국노로 매도당한 상황에서 그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안을 귀국 후 재가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밤 귀국해 이르면 22일 결정이 나올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임명동의안 등을 재가해 국회로 보내더라도 새누리당의 부정적 기류가 작지 않아 인준 여부가 불투명하다. 반대로 지명 철회 시의 정치적 부담도 상당하다. 안대희 전 후보자에 이어 두 번 연속 총리 후보자가 중도 하차하면 낙마책임론이 청와대로 향할 공산이 크다. 당장 새누리당 비주류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 인사위원장이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김성태 의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천권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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