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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가솔린차 못잖네요 … 비탈길도 거뜬한 전기차

한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기.
BMW가 이번 주부터 전기차 i3를 고객에게 인도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닛산 리프는 11월쯤 제주도에 상륙한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선 기아차 쏘울 EV가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 열린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좁은 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을 대신해 한국에서 살 수 있는 주요 전기차 5종을 먼저 타봤다. 모델별로 ① 번은 한두 문장으로 압축한 차 소개다. 전문가 조언을 통해 디자인을 평가 ② 했다. 그런 다음 경쟁 차종보다 뛰어난 강점 ③ 과 감추고 싶어 하는 약점 ④ 을 찾았다. 구불구불하면서 제법 경사가 있는 서울 북악산 능선(북악스카이웨이)을 따라 약 20㎞를 시승했다 ⑤ .

기아 쏘울 EV
1번 충전 230㎞까지 주행


① 현대 블루온(2010년)과 기아 레이(2011년)에서 축적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내공을 북미에서 호평 받는 디자인인 쏘울에 얹었다. ② 기존 쏘울 특유의 개성을 유지하면서 블루와 화이트 두 가지 색상을 배합한 지붕이 인상적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센터페시아를 흰색의 곡선 테두리로 감아 포인트를 줬다. ③ 동급 전기 차종 중 최고 사양을 자랑한다. 공인받은 1회 항속 거리는 148㎞지만 도심에선 230㎞ 넘게 달린다. 배터리를 포함한 핵심 부품의 보증기간이 10년, 16만㎞로 역시 동급 최장이다. 겨울철 히터를 가동하면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차체 내에서 발생되는 폐열을 잡아서 난방에 활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④ 최대 승부처는 결국 미국 시장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차가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갈 지가 관건이다. ⑤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올라가는 데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가더니 금세 시속 70㎞를 냈다. 하지만 소음이 없어 외부에서 바람 소리가 들어올 뿐이었다. 무엇보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을 칭찬하고 싶다. 실제 도로 조건을 반영한 주행 가능 거리 정보와 충전소 안내 등 정보 기능이 탁월하다. 전체 21.5㎞ 구간을 운행했는데 실주행 거리와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거리의 오차가 거의 나지 않았다. 북악터널 인근에서 충전소를 검색했더니 108개가 줄줄이 떴다. 회사 측은 “유럽과 북미 등 13개 국가를 다니며 현지 상황에 맞춘 차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길이*폭*높이(㎜) 4140*1800*1600 ▶ 전기모터 용량 81.4㎾ ▶ 배터리 충전 용량 27㎾h ▶ 충전 시간 -완속 (가정용) 4시간 20분 -급속(충전소, 80% 충전 기준) 24~33분 ▶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148㎞ ▶ 가격(보조금 제외, 부가세 포함) 4250만원

닛산 리프
매끈한 하체 승차감 좋아


① 진정한 의미의 ‘전기차 대중화’를 선언한 모델이다. 연산 25만 대 양산체제를 갖춘 차종은 현재까지 리프가 유일하다. 도요타에 빼앗긴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전기차로 단숨에 만회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②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미끈하게 빚었다. 2010년 데뷔 당시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9, 2013년형은 Cd 0.28로 개선했다. ③ 역설적이게도 ‘전기차 같지 않아서’ 매력적이다.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 때문에 대개 하체를 단단하게 다진다. 이 때문에 승차감에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 리프는 승차감이 매끈하고 부드럽다. 운전 감각 역시 자연스럽다. 비슷한 덩치의 엔진을 얹은 차처럼 느껴진다. 해치백이라 공간 활용성도 우수하다. 전기차는 보통 뒷좌석 아래에 배터리를 장착하는데 실내나 트렁크 활용 면에서는 전고가 높은 해치백 스타일이 유리하다. ④ 글로벌 판매가 기대 이하다. 연산 25만 대 생산이 가능하지만 지금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10만 대다. 하지만 닛산은 흔들림 없이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가 목표다. ⑤ 평범한 소형 해치백을 운전하는 기분이다. 오르막에서 추진력이 굉장해 답답할 겨를이 없다. 가속 페달을 조금 더 세게 밟아보니 차가 튀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굽잇길을 감아 도는 실력도 기대 이상이다. 앞차를 추월하거나 언덕 주행에서 치고 나가는 맛이 있다. 핸들 움직임도 가볍다. 무게가 1300㎏ 안팎인 여느 소형 해치백에 비해 200㎏가량 무겁다 보니 고속 주행 때 안정성이 좋다.

▶ 길이*폭*높이(㎜) 4445*1770*1550 ▶ 전기모터 용량 70㎾ ▶ 배터리 충전 용량 24㎾h ▶ 충전 시간 -완속 (가정용) 4시간 -급속(충전소, 80% 충전 기준) 30분 ▶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국내 인증 전 ▶ 가격(보조금 제외, 부가세 포함) 5000만원대 예정

BMW i3
톡 튀는 디자인 “나, BMW야”


① 디자인과 성능·소재 등 모든 면에서 “나는 확실히 다르다”고 웅변한다. ② 낯설다. i3가 거리에 나타나면 사람이 몰리고 스마트폰으로 촬영까지 한다. 운전대를 쥔 사람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BMW는 바로 이 점을 노렸다. 라이벌들이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위화감을 지울 것인지’ 고민할 때 과감한 충격요법을 쓴 것이다. 의도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타는 나도, 보는 남도 입이 떡 벌어진다. 구석구석 집요하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③ 원가를 감안하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다. SM3 Z.E나 스파크 EV와 달리 다른 양산차와 차체를 공유하지 않는다. 리프와 달리 값비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BMW의 철학은 악착같이 반영했다. 가령 뒷바퀴 굴림 방식에 앞뒤 무게는 50:50으로 나눴다. 배터리를 더 싣고 싶은 욕심을 눌러 차체 무게는 1300㎏으로 옥좼다. ④ 고객 눈높이에 맞춘 전기차가 아니다. BMW가 설정한 프레임에 고객을 길들이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궁금점! 공식 출시한 지 두 달도 안 돼 국내에서 100대 이상 팔렸다는데 과연 누가 사갔을까? ⑤ 테마파크에서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이 딱 이렇다. 어떨 때는 땅속 깊숙이 지하철 지나가는 듯한 소리가 스미면서 숨고를 틈 없이 등을 떠민다. 기존 BMW와 완전 딴판이다. 운전대를 꺾을 때 느낌도 기존 BMW와 다르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은 한껏 낮췄다. 같은 이유로 시야가 꽤 높다. 그래서 실제 물리적 특성과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 사이에 괴리가 있다.

▶ 길이*폭*높이(㎜) 3999*1775*1578 ▶ 전기모터 용량 125㎾ ▶ 배터리 충전 용량 18.8㎾h ▶ 충전 시간 -완속 (가정용) 3시간 -급속(충전소, 80% 충전 기준) 30분 ▶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132㎞ ▶ 가격(보조금 제외, 부가세 포함) 6400만~6900만원

쉐보레 스파크 EV
20분이면 급속 충전 뚝딱


① GM 최초의 100% 전기차. 볼트의 부진으로 상처를 입었던 GM의 조심스러운 재도전이다. ② 스파크와 거의 똑같다. 그릴이 꽉 막혔고 머플러(배기구)가 자취를 감춘 것만 빼면. ③ 한 개의 충전 코드로 급속과 완속, 가정용(비상) 충전이 모두 가능하다. 급속 충전은 어떤 방식보다 빠르고 편리하다.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는 급속 충전에 기아차 레이 EV는 25분, SM3 Z.E는 30분이 걸린다. 반면 스파크 EV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아울러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연방안전 기준을 만족한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 16만㎞나 된다. ④ 애석하게도 경차 스파크가 걸림돌이다. 엔진이 없으니 경차 혜택을 못 받는다. 크기도 경차 기준을 살짝 넘는다. 기존 스파크보다 무거운 배터리 팩을 달다 보니 안전성 확보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체를 구조적으로 보강하느라 길이가 다소 길어졌다. 스파크 EV는 3990만원으로 국내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엔진 얹은 경차 스파크는 869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전기 연료비는 가솔린의 8분의 1가량으로 훨씬 저렴하다. ⑤ 언덕길에서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다. ‘엄살’이 일상이던 가솔린 스파크를 잊어야 한다. 먼저 가속이 힘차다. 묵직한 느낌까지 전해진다. 스파크 EV의 최대 토크는 57.4㎏·m로 페라리458 이탈리아(55.1㎏·m)보다 높다. 최고 출력은 143마력, 최고 속도는 시속 145㎞다. 이 차를 출시할 당시 한국GM은 스파크 EV가 포르셰 박스터 S와 직선로에서 가속 성능을 겨루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초반엔 스파크 EV가 잠깐이나마 앞서 나갔다.

▶ 길이*폭*높이(㎜) 3720*1630*1520 ▶ 전기모터 용량 105㎾ ▶ 배터리 충전 용량 21.4㎾h ▶ 충전 시간 -완속 (가정용) 6~8시간 -급속(충전소, 80% 충전 기준) 20분 ▶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135㎞ ▶ 가격(보조금 제외, 부가세 포함) 3990만원

르노삼성 SM3 Z.E
4~5인용 나들이 차로 적합


① 준중형급 전기 세단으로 4~5인 가족이 움직일 때 적합하다. 공급 가격을 4000만원대로 낮췄다는 것도 솔깃하다. ② SM3와 판박이다. 하지만 유심히 살피면 옆모습이 낯설다. SM3보다 13㎝ 더 길다. 뒷문 뒤의 기둥과 트렁크 사이를 늘려 배터리를 담았다. 직사각형 배터리 팩을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격벽처럼 모로 세웠다. 따라서 최소한의 공간만 차지한다. 아울러 차체 밑바닥을 통해 쉽게 교환할 수 있다. 미리 충전해둔 배터리를 3~4분 만에 갈아 끼울 수도 있다. ③, ④ 차 밑바닥을 통해 배터리를 통째로 갈아 끼울 수 있는 시스템(퀵 드롭). 방전된 배터리를 특정 교환소에서 완충된 배터리로 갈아 끼우는 방식이다. 시간이 크게 절약되지만 교환소 설치 등에서 어려움이 있어 유럽에선 이미 실패했다. 르노삼성은 SM3 Z.E가 택시·렌터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스턴백이 두 개쯤 들어갈까 말까 한 트렁크도 약점이다. 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전기차의 장점이 빛났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경쾌하게 튀어나간다. 다만 굽잇길에서 다소 안정감이 떨어졌다. 배터리가 트렁크 옆에 장착돼 있어서다.

▶ 길이*폭*높이(㎜) 4750*1810*1460 ▶ 전기모터 용량 70㎾ ▶ 배터리 충전 용량 18.8㎾h ▶ 충전 시간 -완속 (가정용) 3시간 -급속(충전소, 80% 충전 기준) 30분 ▶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132㎞ ▶ 가격(보조금 제외, 부가세 포함) 4500만원

◆ 취재=이상재·김현예·조혜경 기자·김기범 객원기자
◆ 도움말=박상원 유엘코리아 사업개발부장·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구상 국민대 교수·이재원 포르쉐코리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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