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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문 후보, 잘 판단을" 김무성 "해명 기회 한 번 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을 나서며 자진사퇴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날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하려 했으나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전자결재가 이뤄지지 않아 연기했다. [뉴시스]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권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이자 주요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은 17일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친 뒤에 국민과 의회가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최근 문 후보자의 지명 이후 국민 여론을 많이 경청한 결과 지금은 문 후보자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기자들이 “국민을 위한 일에 자진사퇴도 포함하는 것이냐”고 묻자 “여러분들이 판단하시고, 잘 써달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에선 서 의원의 발언이 사실상 문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서 의원의 한 측근은 “철저히 서 의원 본인의 판단으로 한 발언이며 청와대나 당과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당초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 설 기회를 줘야 한다던 서 의원이 이렇게 말한 것에 대해 당내에선 7·14 전당대회와 7·30 재·보선을 동시에 의식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결심할 경우엔 서 의원의 방향전환이 전대에서 친박계의 표를 얻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반면 당 대표를 놓고 서 의원과 경쟁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김 의원은 이날 일산 호수공원에서 연 ‘타운홀 미팅’에서 문 후보자 문제와 관련, “청문회 전에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적극적인 해명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의 발언 자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종교집회에서 하는 설교의 내용이기 때문에 그것만 가지고 후보자의 역사 인식을 논하고 과연 총리감으로 적합한지 재단하기는 어렵다”며 “본인이 억울하고 오해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의 회견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청문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비례대표 모임인 ‘약지회’ 소속 의원들과 만나 “우리는 새누리당이란 울타리에 몸담고 있다”며 청문회 개최 방침에 따라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대에 출마한 김상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총리인준 표결로 가면 당이 분열될 게 뻔한데 왜 청문회를 강행하느냐”고 반발해 어수선한 모습이 노출됐다.

 정부는 이날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연기했다. 원래 16일 제출 예정이었으나 이날로 연기했다가 또다시 늦춰진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께서 점심도 거르고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오후 6시(현지시간 오후 2시) 넘어서 정상회담이 끝났다. 그래서 (임명동의안을) 보고할 틈이 없었다”며 “업무시간(6시)이 지나서 오늘(17일) 제출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여론 때문에 문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퇴 생각은 현재까지 없다”며 “청문회에서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려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동의안 제출 지연은) 대통령이 순방을 가 있는데 너무 해외 일정에 쫓겨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출근길에도 기자들에게 “국민들과 의원들이 오해가 많으시니까 그동안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열심히 공부해서 청문회에서 제 심정을 솔직하게 알려 드리고자 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위안부 발언과 관련, 문 후보자는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은 분명히 반인륜적 범죄행위이고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강조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문 후보자가 해군 장교로 36개월(1972년 7월~1975년 7월)간 근무하던 중 18개월 동안 서울대 정치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녀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해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문 후보자가 사천함에서 8개월간 복무한 뒤 해군본부에서 복무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해군본부에선 해군 1차장 부관과 관리참모를 했는데 당시 해군본부가 서울 대방동에 있었고 상부에서 (대학원에 다니도록) 허락했다면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천권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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