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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옷 입은 세계 최대 미술시장 … 놀이와 예술을 뒤섞다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아트 바젤 2014’의 대규모 설치 작품 특별전 ‘언리미티드’ 들머리에 설치 된 양혜규의 블라인드 작품. 세계 최고의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은 22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아트바젤·바이엘러 재단]
#1. 15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의 ‘아트 바젤’ 뒤편 홀, 7개씩 총 14개의 거울문이 마주보고 있는 이곳에 관객이 줄을 섰다.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문을 하나씩 열고 들어가는 이들은 때론 숙연하고, 때론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나온다.

아트 바젤의 퍼포먼스 프로그램 ‘14개의 방(14 Rooms)’이다. 데미언 허스트, 오노 요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현대 미술의 대표 선수 14명의 역사적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재현했다. 바이엘러 재단이 아트 바젤, 씨어터 바젤과 함께 주최했고, 세계적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퍼포먼스 총괄 큐레이터인 클라우스 비센바크가 공동 기획했다.

 #2. 16일 오후, 아트 바젤이 열리는 메세(Messe) 앞이 떠들썩하다. 78점의 대형 설치 작품이 선보이는 ‘언리미티드(Unlimited)’ 섹션이 아트 페어보다 하루 앞서 개막했다. 입구엔 양혜규의 대형 블라인드 작품이 눈길을 잡는다. ‘서사적 분산을 수용하며-비 카타르시스 산재의 용적에 관하여’라는 긴 제목이 붙었다. 관객의 입장에 따라 안과 밖, 개방과 폐쇄의 기준이 모호해지는 특징을 가진 이 작품은 재일 조선인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를 모티브로 했다. 관객들은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거울 설치 앞에서는 저마다 깔깔거리며 인증샷을 찍고, 미니멀리즘의 대가 칼 안드레의 바닥 설치는 무심히 밟고 다녔다. “오늘날 미술관은 놀이 공원의 즐거움을, 아트 페어는 비엔날레의 실험성을, 비엔날레는 아트 페어의 상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글렌 로리 관장의 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45주년을 맞는 ‘아트 바젤 2014’는 비엔날레를 닮아가고 있었다.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자연 친화적 건물로 이름난 바이엘러 재단의 ‘게르하르트 리히터’전 전경. [사진 아트바젤·바이엘러 재단]

 세계적 아트 페어 ‘아트 바젤’이 17일 개막했다. 하이라이트는 초대형 설치를 선보이는 ‘언리미티드’, 이머징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스테이트먼트(Statement)’, 바젤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이다.

 특히 올해는 미술과 퍼포먼스의 경계를 허무는 전시 ‘14개의 방’이 단연 화제였다. 아트 바젤의 아시아 담당 디렉터 매그너스 랜프루는 “아트 바젤은 상업적 행사인 동시에 예술 플랫폼이다. 이번엔 ‘언리미티드’의 스케일을 확대했으며, 반대로 ‘14개의 방’으로 관객들에게 친밀한 체험을 제공했다. 참여한 많은 갤러리들은 ‘14개의 방’에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아트 바젤의 별도 전시 섹션에 올해로 세 번째 참여하는 양혜규는 “아트 페어 또한 스스로 심각해지고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페어의 이같은 진화에 가장 위기감을 느끼는 곳은 미술관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14개의 방’에 출품된 데미안 허스트의 퍼포먼스 작품. ‘한스, 게오르그’(1992)를 재현했다. 닮은 듯 다른 도트 페인팅 앞에 쌍둥이가 똑같이 앉아 있다. [사진 아트바젤·바이엘러 재단]
◆올해의 주인공은 이우환·리히터=올해는 34개국 285개의 전세계 주요 화랑이 참여했다. 피카소·워홀·바스키아 등 근현대 미술의 거장들과 함께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아티스트까지 4000명 이상의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

오쿠이 엔위저 2015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 리처드 암스트롱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장, 정도련 홍콩 M+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등이 페어장 곳곳에서 보였다.

 올해 단연 눈에 띈 것은 이우환의 단색화였다. 뉴욕에 본점을 둔 페이스 갤러리는 1970년대 ‘선으로부터’ 시리즈부터 오렌지색·파란색 등으로 한층 밝아진 근작까지 10점 가량으로 이우환의 작은 회고전을 차렸다. 이 화랑 베일리 엘리자벳은 “최근 베르사유궁 전시의 성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3년부터 아트 바젤에 참여한 파리의 갤러리 샹탈 크루젤의 크루젤 대표는 “올해 주목하는 것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볼프강 틸만 ”이라고 말했다.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은 매년 아트 바젤 기간에 주요 전시를 선보인다. 현재 전시는 세계적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가 기획한 게르하르트 리히터 회고전이다.

재단은 2012년 아트 페어 기간엔 제프 쿤스, 2010년엔 바스키아, 2009년 자코메티 회고전을 열었고, 이들의 작품은 이듬해 경매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 생존 미술가의 작품 중 경매에서 가장 높은 기록을 세운 것은 제프 쿤스의 ‘풍선 개’(약 626억원)다. 2012년 10월 에릭 클랩턴이 내놓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 809-4’(약 363억원)의 기록을 1년 만에 깨 화제였다. 리히터는 조만간 영지를 회복할 것인가, 아트 바젤에 몰려든 이들의 관심사다.

바젤(스위스)=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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