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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도 너무 쉬웠던 영어 … 탐구 과목, 합격 열쇠 될 수도

12일 전국에서 치러진 6월 모의평가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초전이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했고 매월 치러지는 교육청 주관 평가와 달리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두 응시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한 뒤 세밀한 수능 대비 전략을 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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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2만8194명이 응시한 이번 모의평가는 국어·영어·수학 모두 평이하게 출제됐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입시전문가들은 모의평가에서 국어 A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고, B형은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가 지난해 수능보다 뚜렷해졌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연구소장은 “제시문의 분량이 줄어 시간 부담을 덜긴 했지만 B형의 경우 문제와 선택지가 까다로워 난도가 다소 높았다”고 설명했다. 방송 대담 상황에서 매체 사용 의도를 파악하는 A형 5번(화법) 문제는 제시된 학습 활동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었다. 김 소장은 “일반 지문과 달리 그림이 함축하는 의미를 제시된 상황과 연계해 연상하는 부분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 기본 개념 중요시 하는 문제 출제

고3 수험생들이 수능 전초전인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수학은 A·B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B형에서 세트형 문제가 나오지 않아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며 “개념을 응용하는 문제가 주를 이뤘던 기존 수능과 달리 기본 개념과 연산을 중요시하는 문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EBS 연계방침은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적용돼 강의 교재에서 70% 가량이 출제됐다”며 “EBS 교재에 제시된 기본 개념과 문제 유형들은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A·B형 구분 없이 통합형으로 출제된 영어는 변별력이 전혀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쉬웠다. 서울 휘문고에선 모의평가 채점 결과 고3 재학생의 30%가량이 영어에서 100점을 받았다. 신종찬 휘문고 진학지도부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 만점을 못 받으면 비정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너무 쉬웠다”며 “수능이나 모의평가에서 영어가 이렇게 쉽게 출제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재수 학원가도 마찬가지여서 대성학원 수강생(7000여 명)의 40%가량이 100점을 받았다.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있는 강남대성학원에선 수강생 2000명 중 무려 90%가량이 영어 만점으로 나타났다.

영어 난이도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올해 수능을 쉽게 내겠다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에 비해 영어시험 범위를 줄이고 오답률이 높아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채우기 문항 수를 7개(영어 B형 기준)에서 4개로 줄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도 “올 수능 영어는 지난해 A형과 B형의 중간 난이도로 내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번 모의평가를 치른 수험생들은 “쉬워도 너무 쉽다”는 반응이다. 상당수 입시업체가 영어 1등급 컷(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원점수)을 100점으로 예상했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된다는 의미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영어 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12학년도 수능 영어에서 만점자가 2.67%(1만7049명) 나와 ‘물 수능’ 논란이 있었는데, 그때 보다 더 쉬웠다”며 “올해 수능도 이렇게 출제된다면 한 문제 틀리면 2등급, 두 문제 틀리면 3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어가 변별력을 잃으면 수학의 영향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그렇다고 영어를 실수하면 치명적이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권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는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고 영어만 쉬워지면 수학·국어가 과열되는 풍성효과가 나타난다”며 “정부가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현실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수능에서도 이번 모의평가처럼 과도하게 쉬운 수능이 나올 지는 지켜봐야 한다. 수능 출제를 담당하는 평가원 관계자는 “학습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쉬운 수능 영어 출제 정책이 나왔는데, A·B형으로 나뉘었다가 다시 통합되면서 정확한 난이도 조정이 어려웠을 수 있다”며 “9월 모의평가에서는 최소한 등급 분포에 큰 왜곡이 없을 정도로 난이도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영어에선 빈칸 추론 채우기 문항이 난이도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데, 지금은 그 문항이 줄었기 때문에 어디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능 난이도 조정은 쉽지 않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모의평가 영어가 너무 쉽게 나와 올해 수능에선 영어 성적의 변별력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어와 수학 등이 상대적으로 당락을 좌우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사탐은 어려웠고 과탐은 비슷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사라지면 탐구 과목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상위권 학생은 국어·수학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탐구 과목에서 한 두 문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탐구 영역은 수험생들이 어떤 과목을 택하느냐와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달라진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는 과목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보다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됐다.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기본 개념을 확인하는 문항과 자료를 분석하는 문항의 비중이 높았다. 과학탐구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변별력 있는 고난도 문항이 2~5개씩 배치가 됐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연계율은 전 영역에서 70% 수준이었다. 영역별로 ▶국어 A형 71.1% B형 71.1% ▶수학 A/B 모두 70% ▶영어 71.1% ▶사회탐구 10과목 70% ▶과학탐구 8과목 70% ▶제2외국어/한문 9과목 70%다.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성적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대학별로 유리한 전형을 찾는데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졸업생이 포함돼 재학생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신의 성적을 냉정히 분석해 영역별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부 성적이 좋으면 수시에 집중하고 모의평가 성적이 좋으면 수시 기회를 적당히 활용하되 정시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임성호 대표는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고려해 목표 대학을 정해야 한다”며 “수시에 지원하더라도 최저학력기준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수능 준비를 끝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9면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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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