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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과일, 뽀로로떡 … 동네시장 꽉 잡은 청년들

시흥 삼미시장 ‘오빠네 과일가게’의 김건우(28) 대표. 저렴한 가격과 배달 서비스를 내세워 평일 하루 500만원어치를 판다. 그는 “15년쯤 뒤엔 ‘아빠네 과일가게’로 이름을 바꿀 생각”이라며 웃었다. [김상선 기자]


지난 15일 저녁 경기도 시흥시의 전통시장인 삼미시장 입구의 ‘오빠네 과일가게’. 채소와 과일을 파는 이곳에서 50, 60대 아주머니 7~8명이 살 것을 고르고 있다. 장바구니에 채소·과일을 골라 담더니 말없이 돈을 내밀고는 거스름돈을 받는다. “깎아 달라”거나 “덤을 달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고객 허명숙(50)씨는 “원체 값이 싸 흥정을 않아도 속는 기분이 절대 들지 않는 가게”라고 말했다.

시흥 과일가게 28세 김건우씨
마트보다 싸 … 하루 매출 500만원
하남 떡집 운영 36세 이종익씨
캐릭터 새긴 떡으로 큰 인기



 이 가게에선 7~8㎏짜리 수박이 1통에 1만원, 큰 엑스라지급 파프리카가 개당 1000원이다. 대형마트보다 30% 이상 싸다고 손님들은 입을 모은다.



 대표는 28살 김건우씨. 삼미시장 300여 점포에서 가장 나이 어린 사장이다. 시장에선 ‘청년 사장’으로 통한다. 종업원 4명도 모두 김씨의 학교 후배, 친구 동생 등 20대다. 싸게 파는 전략이 통해 이들은 평일에 하루 매출 500만원, 주말에는 600만~7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수도권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청년 상인들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일종의 소규모 청년사업가들이다. 경기도는 최근 김건우씨를 비롯해 성공적으로 점포를 꾸려가는 ‘차세대리더 청년상인’ 3명을 뽑았다.



 ‘오빠네 과일가게’ 김건우 대표가 그중 하나다. 값이 싼 비결을 그는 “도매시장 파장 직전에 채소와 과일을 떼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닫기 직전 값이 떨어졌을 때 좋은 물건을 싸게 사다 싸게 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파트 알뜰장터를 돌아다니며 장사하는 큰형을 따라 채소·과일 파는 법을 배운 게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통시장에서 보기 드문 배달서비스도 도입했다. 2만원 이상을 사면 다른 가게에서 산 짐까지 전부 배달해준다. 전통시장 고객 중에 어르신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현재 삼미시장 말고도 시흥시 은행동, 부천시 원미시장, 광명시 새마을시장 등지에서 일종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남 신장시장에서 ‘시루본 떡’을 운영하는 이종익 대표와 그가 개발한 타요버스·뽀로로 떡 케이크.
 하남시 신장시장의 ‘시루본 떡’의 이종익(36) 대표도 ‘차세대리더 청년상인’에 이름을 올렸다. ‘꼬마 펭귄 뽀로로’ ‘로보카 폴리’ ‘꼬마버스 타요’ 같은 캐릭터를 새겨 넣은 떡 케이크를 만들어 어린이들 생일잔치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는 여주대 도자기과 출신이다. 도자기로 성공할 자신이 별로 없었던 중에 큰댁이 하는 떡집이 잘되는 것을 보고 “떡에 전공인 디자인을 입혀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큰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떡 제조법을 배워서는 스스로 떡집을 차렸다. 처음엔 아기 백일용으로 하트와 ‘100’ 숫자를 넣어 만들었더니 다른 떡집들이 따라왔다. 그래서 한발 더 나아가 캐릭터 떡 케이크를 고안했다.



 수원 파장시장에서 수퍼마켓 ‘농민유통’을 운영하는 한대진(39) 사장은 다른 시장 10개 수퍼마켓과 함께 공동구매를 함으로써 상품 가격을 낮췄다.



 전통시장의 다른 상인들 역시 이런 청년상인들을 반긴다. 삼미시장 옷가게 ‘간지’의 이은희(45·여) 대표는 “젊은 친구들이 장사에 나서니 전체적으로 시장 고객이 늘었다”며 “우리 가게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고 말했다.



하남 신장시장 속옷가게인 공덕상회의 공덕식(66)씨는 “시장에는 역시 아이디어 좋은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시루본 떡집 하나로 인해 시장 전체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했다.  



글=임명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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