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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기획·팀워크의 힘 … 학구적 비엔날레에서 빛나다

[뉴시스]
리서치(Research·연구) 비엔날레,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 붙여진 별명이다. 현대 건축의 흐름을 조망하기보다는 건축의 역사를 파고들고, 건축가를 조명하기보다는 건축,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는 뜻이다.



 파울로 바라타 베니스 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은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여느 해에 비해 밀도와 깊이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렘 콜하스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건축가로, 또 탄탄한 이론가이자 교육자(하버드대 건축대학원 교수)로 현대 건축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렘 콜하스(69)가 건축전을 새롭게 바꿨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가 총감독을 맡아 연출한 비에날레 본전시 ‘건축의 요소들’(Elements of Architecture)은 리서치 비엔날레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문과 계단, 창문과 벽, 화장실, 바닥, 발코니 등 건축물을 이루는 15개 요소를 전시의 핵심 내용으로 다뤘다. 그는 미 하버드 건축대학원 팀과 함께 ‘복도’ ‘부엌’ 등 각 요소의 역사를 해부하듯이 속속들이 파헤쳐 총 15권의 카탈로그도 제작했다. 비엔날레 역사상 이렇게 학구적인 전시는 또 없었을 것이다. 미국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은 이번 전시를 보고 “이것은 렘 콜하스 신화의 끝(종결판), 그의 이력의 끝, 그리고 건축의 끝”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비엔날레가 완성도가 높다는 얘기다.



 한국관 전시 ‘한반도 오감도’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 국가관 전시는 ‘리서치 비엔날레’의 연장선에 있다. 은사자상을 받은 칠레관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 자국 아파트 건설에 쓰인 콘크리트 패널에 대한 연구를 보여줬다. 일본관은 70년대 건축가들의 급진적 실험을 주제로 전시했다. “역사를 돌아보자”며 국가관 주제를 ‘모더니티의 흡수:1914~2014’로 정한 콜하스의 주문에 대한 화답이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관 커미셔너 조민석(매스스터디스 대표·48·사진) 씨의 역할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현재 한국 건축가 중에서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건축가로 손꼽히는 그가 이번엔 ‘전시 설계’로 남다른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조씨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주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가 커미셔너 선정을 지명에서 공모(추천 포함)방식으로 바꾸고 전시 제안설명(프레젠테이션) 등 경쟁 절차를 거쳐 처음으로 뽑은 인물이다. 조씨의 감각은 팀워크를 구성하는데서도 돋보였다. 이론과 근현대사에 조예가 깊은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 안창모 경기대 교수를 파트너(큐레이터)로 끌어들여 콘텐트를 조율했다.



 배 교수와 안 교수는 “조 커미셔너가 아니었으면 성공적인 전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조 커미셔너가 콜하스가 제시한 전체 프레임을 간파하고 장르와 국적을 넘어서 다양한 참여자들의 콜래보레이션을 잘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12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연 귀국 기자회견에서 그는 “참여작가 29팀을 비롯해 카탈로그 제작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39명이다. 그만큼 협력이 중요한 작업이었다”며 “15개월 동안 모두 함께 치밀하게 준비한 게 좋은 성과를 내 기쁘다”고 했다. 건축의 ‘본질’을 강조한 콜하스, 전시 설계에서도 남다른 감각과 리더십을 보여준 건축가 조민석, 그리고 탄탄한 콜래보레이션. 2014년 비엔날레 한국관이 기억해야 할 세 가지 키워드다.



이은주 기자



◆조민석(48)=연세대 건축과·미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 졸업. 렘 콜하스의 설계사무소 오엠에이(OMA)에서 일했다. 파주 헤이리의 ‘딸기가 좋아’, 서울 강남역 ‘부띠크 모나코’, 다음의 제주 사옥 ‘스페이스닷원’등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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