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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김선동의 최루탄이 더 위험한 이유

2011년 11월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 [최승식 기자]


박민제
사회부문 기자
4·11 총선을 앞둔 2012년 3월 19일. 전남 순천의 한 중학교 강당에 농민 300여 명이 모였다. 영농발대식 행사장이었지만 행사에 참석한 한 진보단체 간부는 “한·미 FTA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최루탄을 던진 김선동 의원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자”고 외쳤다. 당시 전남 선거관리위원회의 단속현장을 동행 취재 중이었던 기자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데 놀랐다. 한 참석자는 그를 ‘장군님’이라 부르기도 했다. 국회 안에 최루탄을 던진 범법행위가 그를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국회의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결국 김 의원은 당시 민주당의 텃밭이던 전남 순천-곡성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 2년 뒤 유권자들은 그에게 ‘면죄부’를 줬는지 모르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2011년 11월 국회 본 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12일 확정했다.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판결 확정에 따라 김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재판부 판단의 핵심은 “최루탄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재판 내내 “최루탄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루탄 폭발로 인한 상해 위험성이 존재하는 데다 실제 다수 피해자가 최루분말로 고통을 겪었던 점 등을 감안한 판단이다. 재판부는 “최루탄과 최루분말은 사회통념에 비춰 상대방이나 제3자로 하여금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한 물건”이라고 밝혔다.



 굳이 어려운 법 논리로 설명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최루탄은 위험한 물건이다. 이를 부정하는 김 의원의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더구나 김 의원이 던진 최루탄은 더 위험했다. 신체적 위험을 넘어 절차적 민주주의에 폭력을 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법의 수호자여야 할 국회의원이 폭력적인 방법을 썼다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김 의원은 대법원 선고 직후 “국민이 선출해 준 의원직을 참탈당했다”고 말했다. ‘참탈’이란 표현은 ‘최루탄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보다 더한 궤변이다. 국민이 뽑아 줬으니 국회의원은 죄를 지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그는 “앞으로 순천시민과 곡성군민, 서민을 위해 싸워 나가겠다”고도 했다. 싸우는 건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국회 밖에서는 합법적 틀 내에서 해야 할 것이다. 자연인 김선동에겐 ‘면책특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민제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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