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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눈 감고 운전하는 듯 … 실적 악화, 사고 나도 땜질 처방"

이헌재
“요즘 금융업계가 마치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이헌재 전 부총리 쓴소리
서울대 주최 심포지엄 참석
"민간부채 탓 경기회복 더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금융업계를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국내 금융산업이 “내비게이션은 고사하고 나침반도 금융기술도 없이 더듬더듬하며 나아가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실적 악화와 수익모델 부재에 잇따른 금융사고까지 그때그때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증요법만 쓰다 보니 뚜렷한 방향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개구리 뜀(Random Walk)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1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의 ‘금융위기 정책 대응의 평가와 전망’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감독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아 구조조정 작업을 지휘했다. 이어 2004년 신용불량자 대란 때는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며 개인 신용회복 시스템을 도입한 구조조정 전문가다.



 이 전 부총리는 금융산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성장전략을 짜야 하지만 최근 국내 금융산업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잃었다며 “금융산업이라는 배가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 전망이 없으면 인재 양성이나 해외 진출 같은 장기 투자가 어려워지고 금융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증권업에서 이미 인재 탈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일시적 불황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 회복이 더딘 원인으로 과도한 민간 부채를 꼽기도 했다. 그동안 금융권의 자금이 대기업에서 가계로 흘러갔고 이제 중소기업으로 이전돼야 하는데 민간의 부채가 너무 많아 돈이 중소기업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산업에 추가적인 금융 공급 여력이 없어 실물 부문의 붐을 유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당장 금융산업 부문이 실물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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