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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1㎏ 2만원이라고 ?



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 지하 대회의실. 돼지농가를 대표하는 대한한돈협회 회장단 10여 명이 급히 모였다. 이달 들어 삼겹살 가격이 호주산 소불고기와 5% 차이(100g당 107원)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오르자 ‘돼지가격 안정 긴급대책회의’가 소집된 것이다. 이병규 한돈협회장은 “무조건 돼지고기 값이 오른다고 농가에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가 돼지고기 소비를 꺼리게 되고 수요와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것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돈협회는 이날 한 시간여 회의를 바탕으로 농가 차원의 가격 안정책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슈추적] 심상찮은 돼지고기 값 고공행진
수급 안 맞아 두 달 새 25%↑
수입 소고기와 별 차이 안 나
휴가철엔 더 오를 전망
추석 지나야 가격 안정될 듯



 돼지농가의 ‘금겹살 소비자 쇼크’ 우려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주부 김여향(57·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9일 저녁 동네마트에서 평소처럼 “삼겹살 1만원어치만 달라”고 했다가 한 주먹 남짓한 양에 깜짝 놀랐다. “이걸 누구 코에 붙이느냐”고 하자 정육코너 직원은 “요즘 고기값이 너무 올라 나도 팔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 할 수 없이 1만5000원어치를 샀지만 감질나게 먹어야 했다. 김씨는 “평소엔 1만원어치면 네 식구 저녁 반찬으로 충분했다”며 “앞으로 삼겹살 사 먹기도 어렵겠다”고 했다.



 대형마트에서도 1400~1500원대 행사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삼겹살 가격을 33% 낮춰 판매하자 매출이 정상가 판매 때보다 6.2배나 폭증했다. 지난해 똑같이 33% 낮춰 할인 판매했을 때는 매출이 2.9배였다. 홈플러스·롯데마트도 20% 이상 할인 행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행사 때만 반짝 팔리는 데다 할인 물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민이 깊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본격적인 바캉스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삼겹살 가격이 100g당 2000원을 넘은 것은 2011년 구제역 파동 때를 빼곤 처음”이라며 “이미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에 부닥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마트 문주석 돼지고기 담당 바이어는 “지금쯤 바캉스철 행사용 상품을 준비해야 하는데 가격이 급등하고 산지 수급상황이 불안정해 진행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4월에 삼겹살 값이 100g당 1929원으로 지난해 7~8월 가격(1830~1917원)을 뛰어넘는 등 올해 돼지고기 값 폭등은 일찍 시작됐다. 이른 더위로 인한 나들이 증가, 조류인플루엔자(AI)와 동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닭·오리·수산물 소비 대체 등 수요가 늘었는데, 중국이 수입산 소고기를 많이 소비하면서 대체재인 수입산 소고기 값마저 올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어미 돼지 수의 인위적 감축, 아기 돼지 설사병(PED) 유행으로 인한 공급 감소도 가격 불안요소로 지적했다. <5월 9일자 B3면>



 문제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센터가 발표한 돼지고기 대표가격은 ㎏당 5583원으로 올해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3월 말 4457원에서 약 두 달 만에 25% 오른 것이다. 원래 삼겹살 가격은 해마다 나들이철이 시작되는 5월에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한여름 휴가철에 정점을 찍고 다시 가격이 떨어진다. 류상권 롯데마트 돼지고기 바이어는 “돼지고기는 바캉스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오름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캠핑·아웃도어 활동이 보편화하고 브라질 월드컵 특수까지 겹쳐 치솟는 가격을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체재인 수입 냉동 삼겹살도 처음으로 100g 당 1000원을 돌파하는 등 가격이 상승세다. 우리나라가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미국(수입 비중 47.8%)에서도 PED가 유행해 돼지 수가 10%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롯데푸드가 출고가를 올리는 등 캠핑 음식으로 많이 먹는 햄 가격도 10%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까지는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오르고 8월에는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6~11월 돼지고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데다 올해는 추석(9월 8일)이 예년보다 10~20일 정도 빠르기 때문에 가격 하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돼지고기 가격 추이를 보면 추석 때 급감해 10월에 가장 낮고 김장김치에 보쌈을 곁들여 먹는 11, 12월에 반등한다. 하지만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8월까지는 지난해보다 35% 정도 오른 수준으로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추석 이후에야 금겹살에서 삼겹살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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