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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프로야구 비디오 판독, 전면 도입해야 하나



프로야구에 오심(誤審)이 잦아지면서 비디오 판독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비디오 판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현재 홈런 여부에 대해서만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 팬들은 비디오 판독 도입을 대체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미국과 같은 기술과 장비가 없는 게 문제다. 한편에서는 현재 TV 중계화면을 갖고 당장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한국의 현실을 인정하고 한국에 맞는 제도를 만들자고 한다. 비디오 판독을 놓고 전면 도입론과 신중론이 맞붙는 상황이다. 방법과 시기를 놓고 차이를 보이는 양쪽의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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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부족해도 당장 도입하자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프로야구 1년 관중은 700만~800만 명에 이른다. 한 경기 평균 1만 명 이상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고 있고, TV로 프로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수십 배 더 많다. 야구팬들은 눈으로, 과학으로 야구를 즐긴다. 중계기술의 발달로 어지간한 오심은 다 잡아낼 수 있다. 관중석에서 야구를 즐기는 팬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직전 상황을 재생해 볼 수 있다. 감독·코치들도 마찬가지다. 더그아웃에 전자기기 휴대가 금지돼 있지만 간접적으로 슬로 모션을 본다.



 이런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을 미루는 건 난센스다. 모두가 오심인 걸 아는데 그냥 넘어간다면 판정에 대한 신뢰, 야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룰 개정에 대해 야구는 다른 어느 종목보다 보수적이다. 대부분의 구기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는데도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몇 년 전까지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다 조 토레, 토니 라루사 등 메이저리그 명장들이 비디오 판독 도입 위원회를 꾸려 타당성을 검토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2014년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심판들은 우리나라 심판들보다 훨씬 더 권위적이었다. 우리 심판들보다 오심을 더 많이 저지르는데도 선수나 감독이 어필하면 가차 없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올해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하면서 미국 심판들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과학(비디오 판독)이 인간(심판)의 한계를 보완해주기 때문에 오심 시비가 붙어도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야구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이다. 당장 올해 후반기(7월 18일 올스타전 이후)부터라도 비디오 판독을 전면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빨리 시작해야 프로야구가 오심으로 얼룩지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두가 뻔히 보고 있는 오심을 심판이 못 보고 야구인들이 눈감는다면 팬들이 등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가 메이저리그 수준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당장 갖추긴 어렵다. 돈도 많이 드는 데다, 열악한 국내 구장의 여건상 많은 카메라를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TV 중계화면 자료만 활용하면 된다. 메이저리그도 고정 카메라와 중계 카메라를 모두 참고해 판독한다. 미국보다 오심을 덜 잡아내더라도, 70~80% 정도만이라도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으면 된다. 중계화면에 명백하게 잡히는 오심만 정정해도 충분하다.



 미국은 30개 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 비디오를 뉴욕에 있는 ‘비디오 판독 센터’에 전송한다. 비디오 판독 요청이 들어오면 심판들은 헤드폰을 끼고 뉴욕과 소통하며 오심을 정정한다. 여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우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과거와 달리 많은 심판도 비디오 판독 도입을 찬성한다. 인간의 눈은 초당 10~12프레임을 판별하지만 슬로 모션은 1초를 100프레임 이상으로 쪼개 볼 수 있다.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오심을 바로잡는 걸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다. 미국에서도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을 번복해도 심판이 욕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메이저리그에선 판정이 뒤집히는 게 하나의 화젯거리가 됐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데 2분 남짓 걸린다. 이 과정에서 경기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도 있지만 판정 문제로 감독과 심판이 배를 맞대며 싸워도 그 정도 시간이 흐른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야구 격언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비디오 판독이 경기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양팀의 갈등, 선수단과 심판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심판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비디오 판독 요청이 한 번도 없는 경기도 절반 가까이 된다.



 하기로 했다면 하루빨리 해야 한다. 미국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 수정하고 개선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한국식 시스템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다가 심판에 대한 불신이 더 깊어진다면 그만큼 손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한국식 제도’ 만든 뒤 시행하자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
KBO와 프로야구단들은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올해 후반기에라도 시작할 수 있다. 비디오 판독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프로야구는 거의 모든 경기가 TV 중계되고 있다. 중계화면을 이용해 비디오 판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장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한국 프로야구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



 메이저리그가 올해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의 시스템을 똑같이 받아들일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개 구장마다 12대의 고정 카메라를 설치했다. 여기에 방송 카메라(보통 12~15대이고 두 군데가 중계할 경우 25~30개)까지 활용해 화면을 잡는다. 사각지대가 거의 없어 오심의 90% 이상을 잡아낸다. 기존 카메라 설비를 갖춘 구장에 추가 비용만 300억원(구장당 10억원)가량 썼다고 한다.



 한국 프로야구 중계에는 사각지대가 있다. 국내 야구장에는 고정 카메라가 없다. 또한 각 방송사가 한 경기씩을 중계한다. 아무래도 오심을 잡아낼 확률이 미국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간뿐 아니라 시간에도 공백이 있다. 프로야구가 다른 이벤트에 밀려 지연·녹화 중계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경기는 진행되는데 중계화면이 없을 때는 ‘2차 갈등’이 생길 수 있다.



 KBO는 지난 9일 구단들로부터 비디오 판독에 대한 제안서를 받았다. 한국 프로야구의 인프라가 미국과 다른 만큼 한국형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구단이 우리 현실에 맞는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디오 판독을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인지, 경기당 몇 번씩 요청할 것인지, 방송 화면을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 등에 대한 생각이 각자 달랐다. 그만큼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야구인이 비디오 판독을 찬성하고 있다. 다만 비디오 판독의 한계도 분명히 있고, 이를 인정할 준비가 돼야 시스템이 뿌리내릴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2루에서 태그 플레이를 비디오 판독한다고 가정하자. A팀의 1루 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하고 B팀의 포수가 2루수에게 송구해 이를 막으려 한다. 주자가 여유 있게 아웃될 것 같으면 2루수는 ‘여유 있게’ 주자를 태그하는 게 관례다. 주자의 다리가 먼저 들어오는 슬라이딩의 경우 날카로운 스파이크를 피해 무릎 부위를 터치한다. 이 장면에서 태그가 이뤄지기 전 주자의 발이 베이스에 닿는 경우가 있다. 아웃 타이밍이지만 실제로는 세이프인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주자들도 이를 대체로 인정했다. 비디오 판독을 한다면 아웃이 세이프로 번복될 수밖에 없다. 수비수가 이걸 막는다고 스파이크에 태그하다가는 손을 다칠 수 있다. 주자의 머리가 먼저 들어오는 자세라도 마찬가지다. 무리하게 태그하다 보면 주자의 부상 위험은 커진다.



 메이저리그 판정 번복률이 47%에 달하는 것에도 함정이 있다. 이는 오심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 아니다. 각 구단이 비디오 판독을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메이저리그에서 모호한 판정이 나오면 감독은 천천히 심판에게 다가간다. 그동안 코치는 중계화면을 보고 오심 여부를 판단해 감독에게 알려준다. 오심이 아닌 것 같으면 코치가 감독에게 들어오라는 사인을 준다. 오심이라는 생각이 들면 감독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자고 제안한다.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기 전에 사실상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는 것이다. 미리 비디오를 본 코치와 감독이 자신 있어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절반 가까이 번복되는 것이다. 이렇게 비디오 판독을 악용하는 사례는 미국에서도 골치 아파하는 부분이다.



 지금 시행 중인 홈런·파울 판정도 미국은 고정 카메라로, 우리는 중계화면으로 판별한다. 당연히 한국 판독 시스템의 정확성이 떨어진다. 이런 어려움을 구단과 선수단, 팬들이 이해하고 한국형 제도를 만들어야 새 시스템이 안착할 수 있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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