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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창극 후보자 지명에 거는 기대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안대희 후보자의 낙마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당·정·청 인사쇄신은 문 후보자의 지명을 계기로 탄력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은 청문회장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전관예우 문제로 물러났던 전임 후보자와 같은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 특별히 검증 부분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평생 언론의 외길을 걸어왔고 재작년 현직에서 은퇴한 뒤엔 학계에서 후학을 길러 왔다.



 총리나 장관감 하면 으레 거론되던 법조계나 관료, 정치인 출신의 틀을 벗어나 언론계에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 인사 방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박 대통령의 이번 선택은 자신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거나 대선 캠프 출신들 가운데서 사람을 중용하던 이른바 수첩인사에서 탈피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수첩인사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충성심을 유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의 고유한 역할을 해야 할 내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과감하게 권력을 위임하고 그 앞에서 쓴소리가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수평적인 의사소통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총리에게 장관 임명제청권을 부여하는 책임총리제의 헌법 정신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도 박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의 민심은 무엇보다 박 대통령 본인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 후보자 지명 이후 있게 될 청와대와 내각의 후속 인사에서 박 대통령은 변화의 신호를 보다 분명히 보여주길 바란다.



 문 후보자는 37년간 언론 생활을 하면서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고 뚜렷한 소신과 열린 보수의 면모를 보였다. 과거 칼럼을 통해 ‘박근혜 의원’의 권위주의적 스타일, 동조하는 언론의 자화상에 대한 뼈아픈 비판과 반성을 동시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직언의 자세가 총리가 된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할 것이다. 야권·시민단체와의 소통도 그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다. 결국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하고 ‘100% 국민’의 뜻을 받드는 자세야말로 새 총리에게 거는 민심의 가장 큰 기대인 것이다. 이런 자세를 갖춰야 문 후보자는 공직 경력이 전무하다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의 보수가 자기 희생을 꺼려하고 오만과 부패의 늪에 빠져 있다는 평소의 개혁적 보수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정 수행과정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총리 후보자가 법조인에서 언론인 출신으로 바뀌었다고 세월호 참사가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을 멈출 순 없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의 지명 배경에서 밝힌 바와 같이 공직사회의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같은 국정과제는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을 도와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에 미력이나마 여생을 바쳐볼까 한다”고 한 어제 발언의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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