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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합친다고 다 이기나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차장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의 막판 사퇴로 1대1 구도가 완성된 광역선거는 경기와 부산이다. 단일 후보가 된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측과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측 모두 “우리는 모르는 일”로 부인했지만 속내에선 ‘+α’ 효과를 기대했을 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야권에선 막판 사퇴가 사표(死票)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니 일찍 단일화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아쉬워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산수’일 뿐 ‘정치’는 아니다. 오 후보와 김 후보의 경쟁력은 진보성이 아니라 확장성에 있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김영춘 후보와 단일화했던 지난달 16일 오 후보 측은 “야권연대 후보가 아니라 시민 후보”라며 “연대로 표현하면 여기선 통진당 연대부터 떠올린다”고 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20%를 빼앗았고, 무당파에선 42.4%를 얻어 ‘무당파 1등’을 차지하며 무소속 어드밴티지가 분명했다.(5월 26∼28일, SBS·MBC 주관 TNS·R&R 조사)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1일 새정치연합의 경기 지역 의원은 “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차이로 지다가 박빙으로 따라붙었다”며 “부총리 출신의 안정감으로 중도층·무당파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랬으니 통진당 후보와의 공개 단일화로 얻을 가산점이 이에 불편함을 느낄 무당파 이탈표 또는 보수층 결집표보다 더 컸다고 자신할 근거는 부족하다.



 여당에선 충청 선거가 유사했다. 충청에 관한 한 지난 다섯 차례 지방선거에서 자민련 출신의 영향력은 크건 작건 있어 왔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충남·충북·대전 중 대전시장에 자유선진당 후보가 당선됐다. 그해 안희정 민주당 후보(42.3%)는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39.9%)와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17.8%)의 표 갈림 속에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올해는 2012년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이 합쳐진 뒤 첫 지방선거였다. 그러니 새누리당이 내심 합당 효과를 기대할 만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유례없는 새정치연합의 충청 광역단체장 전승이었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여당을 강조하던 사이 새정치연합 후보들은 중앙당 지원을 피하고 나홀로 동선을 짜거나(안희정 충남지사 후보), 중앙당이 요구한 세월호 심판 현수막을 최소화하며(이시종 충북지사 후보) 정당 구도를 흐리는 ‘지우개 선거’ ‘인물 선거’로 갔다.



 분열한 보수와 단일화한 진보의 교육감 싸움이 진보의 완승으로 끝났다고 해서 ‘합치면 승리’를 과신한다면 오산이다. 분열로 진 건 맞지만 보수 후보들이 실력과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 한 4년 후에 합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광역단체장 선거의 야권 단일화와 충청 합당의 결과가 그렇다.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사퇴로 단일화하면 이긴다는 표 계산이나, 통합했으니 뭔가 되겠지라는 기대감 모두 민심을 애완동물로 아는 오만함이다.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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