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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들어가는 '저가 여행상품' 꼼수 막는다

자영업자 김영미(46)씨 부부는 1년에 두세 차례 꼭 해외여행을 떠난다. 여행 경험이 많아 해외 호텔이나 항공편 예약요령을 잘 알지만 늘 패키지여행을 이용한다. 김씨는 “패키지여행은 단체로 이용하니까 잘만 고르면 일일이 호텔과 항공편을 예약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결과적으로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내달 15일부터 모든 여행비용 표시
여행객 83% 추가비용 지불 경험
가격 착시로 소비자 분쟁 빗발
위반 땐 여행사에 1억원 과태료

 그러나 김씨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실제 비용이 얼마인지를 꼼꼼히 따지느라 신경을 곤두세운다. 여행사들이 앞다퉈 말로만 저가상품을 내세우는 바람에 가격 조건을 꼼꼼히 안 따져 보면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다. 지난 3월 초 중국에 다녀올 때도 나름대로 꼼꼼히 따졌는데도 현지에서 생각지도 않던 웃돈을 지불해야 했다.





 여행사는 3박4일 상품의 가격이 75만원이라고 광고했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여기에 유류할증료 10만원이 붙고 중국 단체비자발급비용 3만5000원, 안내원 봉사료 40달러가 추가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행사가 ‘옵션 선택’이란 이름으로 권유하는 선택관광비용까지 내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느껴질 만큼 여행비용이 올라간다. 공연 관람이나 유람선·마사지 같은 옵션 비용도 현장에서 추가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같이 저가상품이라고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온갖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여행사들의 꼼수 광고에 제동이 걸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소비자들이 구매 선택을 할 때 판매자가 의무적으로 표시·광고토록 하고 있는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를 개정해 다음 달 15일 시행하면서다. 이에 따르면 여행상품 가격에는 유류할증료를 비롯한 모든 비용이 여행경비 총액에 포함돼야 한다. 지금까지 유류할증료는 여행상품 가격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었다. 예를 들어 패키지여행상품가격이 85만원이고 유류할증료가 16만원인 경우 여행상품은 80만원대라고 해도 유류할증료를 더하면 실제 비용은 100만원이 넘어간다.



 여행사의 본격적인 꼼수는 선택관광에 숨어 있다. 일부 일정을 ‘옵션 참여 권장’으로 표시해 선택관광인 것처럼 광고하면서 사실상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여행일정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상품을 계약할 때는 옵션 일정은 불참해도 될 것처럼 광고하지만 현지에서는 빠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장을 풀어놓은 호텔에서 서너 시간 이동한 여행지 주변에서 옵션 일정이 들어 있으면 호텔로 돌아올 수도 없고, 따로 이동할 교통편도 마땅치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옵션에 참가해야 한다.



 가이드 경비를 가이드 팁으로 표시해 선택경비인 것처럼 광고하면서 사실상 지불을 강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앞으로 가이드 경비는 필수경비에 포함시켜야 한다. 여행사들이 가이드 경비를 가이드 팁인 것처럼 꼼수를 쓰는 것은 저가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가이드들이 관광객을 이끌고 여행을 다니려면 경비가 들 수밖에 없는데도 여행사가 상품을 저가로 보이게 하려고 팁으로 둔갑시켜 지불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무리하게 비용을 책정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가이드와 관광객들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저가여행상품 분쟁은 2011년 6922건에서 지난해 1만1591건으로 배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36개 여행사의 200개 중국·동남아 여행상품을 조사한 결과 이용자의 83%가 당초 계약했던 비용 이외에 추가 비용을 지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여행을 가면 십중팔구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김호태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가이드 경비, 유류할증료, 현지 관광 입장료 같은 필수경비는 반드시 여행상품 가격에 포함해야 한다”며 “위반할 경우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행사의 꼼수 광고가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인데, 이용자는 저가상품일수록 웃돈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의심을 거두지 말고 패키지여행에 나설 경우 실제 비용이 얼마인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세종=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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