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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터리 미국 X세대, 앞날이 캄캄

X세대의 비극이 현실화하고 있다. 비축해둔 자산은 없고, 은퇴는 임박했다. 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의 아들딸인 X세대는 30, 40대가 주류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개인주의 붐을 일으켰던 X세대는 역사상 가장 곤궁한 노년을 맞는 세대가 될지 모른다.



블룸버그 "벼랑에 내몰린 세대"
닷컴 버블 붕괴, 금융위기로 타격
주가·집값 폭락에 재취업 어려워
부모인 베이비부머보다 노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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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X세대가 자산형성과 노후대책에서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X세대는 약 1억 명. 블룸버그가 인용한 미국 시민단체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Pew Charitable Trusts)에 따르면 X세대의 3분의 1만이 부모 세대가 자신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분의 2는 부모 세대가 젊었을 때보다 더 가난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사회보장은 악화됐다. 베이비 붐 세대는 은퇴 직전 소득의 60%를 각종 연금으로 받았지만, X세대는 이 비율이 50%로 떨어진다.



  X세대의 비극은 타이밍에서 비롯됐다. 지독하게 운이 나빴다. 2000년대 초반 이들은 사회 초년병이었다. 갓 번 돈으로 사들인 주식값이 오르면서 주식투자의 맛을 알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버블이 터졌다. 닷컴 버블의 붕괴였다. 나스닥은 67% 수직 하락했다. X세대는 초기 자본을 다 날렸다. 수년간 힘든 시기를 보낸 뒤 아등바등 모은 돈과 은행에서 빌린 거액의 대출을 합쳐 집을 샀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다. 집값은 폭락했고, 주가도 급락했다. 퓨 이코노믹 모빌리티 분석에 따르면 금융위기 기간에 X세대는 자산의 절반가량을 잃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컨슈머파이낸스 조사에 따르면 35~44세의 소득 중앙치는 2007~2010년에 9.1% 떨어졌다. 이 기간 순자산은 무려 54%나 줄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에몬스 선임 경제자문역의 표현을 빌리면 X세대로선 “그라운드 제로에 떨어진 상황”이었다. X세대는 집도 주식도 팔았다. 센서스 데이터에 따르면 X세대의 주택소유 비율은 2007년 68.3%에서 2014년 60.7%로 떨어졌다. 2007년엔 X세대의 17%가 주식을 보유했지만, 2010년엔 12%로 낮아졌다. 몇 년 안 가 집값도 주가도 회복됐다. S&P지수는 2007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집과 주식을 팔아버린 많은 X세대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금융위기와 함께 온 경기침체는 일자리를 앗아갔다. 직장생활 10~20년 뒤 잘린 30, 40대는 재취업이 어중간한 세대였다. 5월 현재 35~44세의 실업률은 5.1%로, 2007년 같은 기간의 3.3%보다 1.8%포인트가 더 높다. 일자리가 없으면 결국 자산 형성도 불가능한 법이다. 골치 아픈 상황은 더 있다. 평균 수명이다. X세대는 이전 어떤 세대보다 더 긴 수명을 누릴 것이 확실시된다. 직장에서 떨려난 후 연금으로 먹고살려면 길고 깊은 ‘크레바스(빙하 사이의 깊은 틈새)’를 건너야 한다. 아예 연금소득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아놓은 자산은 적고, 일자리는 불안하다.



 X세대의 빈약한 노후대책 문제는 머지않아 고스란히 미국 경제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10여 년 뒤엔 소비 여력이 위축되고, 복지 지출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고령화의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조현숙 기자



◆X세대=1990년대에 10~20대를 보낸 연령층에 붙여진 명칭.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이다. 캐나다 소설가 더글러스 코플랜드의 책 『X세대』(Generation X, 1991년)에서 따온 말이다. 부모의 맞벌이와 이혼을 경험하며 자랐고 직장에선 대량해고를 겪기도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온라인 네트워크를 처음 형성했다. 사회 공통의 가치보다 개인적 가치를 앞세운 세대로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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