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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빗나간 예상 … 세종시 집값 뚝

세종시 주택시장이 심상찮다.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쏟아지는데 유입 인구는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셋값은 물론이고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세종시 아파트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114㎡형(이하 전용면적) 아파트를 전세 놓은 김모(56)씨는 요즘 머리가 아프다. 전세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데 세입자를 내보낼 돈이 부족해서다. 2년 전 2억원에 전세를 줬는데 현재 전셋값은 1억6000만원.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4000만원을 보태야 한다. 김씨는 “전세보증금을 받아서 잔금 내는 데 썼는데 어디서 돈을 마련할지 고민이다. 지난해만 해도 아파트값도 계속 오르고 전셋값도 올라 전세를 너무 싸게 준 거 아닌가 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물량 많은데 유입 인구 적어
연내 정부기관 이전 마치는데
공무원들 수도권서 출퇴근 많아
입주 물량 쏟아져 분양 늦추기도



 #올해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하려던 대형건설업체인 A사는 요즘 갈팡질팡하고 있다. ‘청약불패’ 행진을 이어가던 세종시 분양시장 분위기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최근 순위 내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오면서 분양 일정을 정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이 건설업체 주택사업담당 임원은 “세종시는 순위 내 청약 마감이 당연한 분위기였는데 올 들어 사정이 달라져 적당한 분양시기를 잡기 어렵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장밋빛’이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막바지 공공기관 이전이 한창이지만 집값·전셋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새집은 자꾸 쏟아지는데 거주할 사람이 부족한 탓이다. 불과 1년여 만에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는 2012년 국무총리실·기획재정부 등 12개 기관을 시작으로 현재(올 1월 기준)까지 37개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 공공기관에서 1만3390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3단계 이전이 마무리되면 총 53개 기관에서 1만6825명이 일하게 된다.



 이들 기관을 따라 유입인구가 대거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대 부동산 시장은 들썩였다. 새 아파트를 분양할 때는 청약자들이 몰려 경쟁률이 최고 수백 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에 최대 1억원의 웃돈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사정은 딴판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3월 이후 두 달 새 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2% 올랐다. 세종시 첫마을 푸르지오 114㎡형은 지난해 초만 해도 분양가에 최대 6000만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현재 분양가 수준인 3억7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다. 2월 이후 3개월 새 3.6% 하락해 전국 평균(1.1%)을 크게 밑돌았다. 첫마을 래미안 84㎡형은 올 들어 전셋값이 4000만원 정도 떨어져 1억3000만~1억5000만원 선에 머물고 있다. 세종시 삼성래미안공인 관계자는 “한때 2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는데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니 지금은 대출이 없는 로열층도 1억5000만원을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세종시 주택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운 데는 공급 과잉 영향이 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3만7200여 가구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졌다. 올해도 1만1500여 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올 들어 집들이가 본격화하자 세입자를 구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세종시에선 지난 3년간 새 아파트 1만 가구가 입주한 데 그쳤지만 올 들어서만 1만5000여 가구, 내년엔 1만6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반면 유입인구는 기대에 못 미친다. 행복청에 따르면 세종시 이전 공무원은 2015년까지 총 1만6825명이다. 이들이 모두 세종시로 이사해도 내년까지 새 아파트 입주 물량 4만1000여 가구의 40% 수준이다.



 그런데 실제로 세종시로 이사하는 경우는 이전 공무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생활편의시설이나 교육여건이 마땅치 않자 서울·수도권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는 것이다. 세종시에 머물더라도 ‘나홀로족’이 많다. 이들은 전셋집을 구해 동료와 집을 나눠 쓰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입주물량이 남아도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뜨거웠던 청약 열기가 식고 있다. 올 들어 세종시에 분양한 새 아파트는 대부분 청약 성적이 부진했다. 한양이 4월 분양한 세종 한양수자인(M5블록)은 583가구 모집에 87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같은 소형주거시설도 비슷하다. 2월 분양한 세종 블루지움은 150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1명도 없었다. 4월 분양한 세종한스웰시티도 145가구 모집에 6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당초 올해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하려던 현대·대우·포스코건설은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분간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공무원뿐 아니라 대전 등 인근지역에서 유입인구가 몰려야 하는데 아직까지 생활편의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쉽지 않아 보인다. 세종시 C부동산공인 관계자는 “생활이 불편하고 공사 중인 곳이 많아 이사 왔던 수요도 다시 주변 도시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반시설이 갖춰지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수도권에서 오랫동안 출퇴근이 쉽지 않은 데다 생활여건이 나아지면 자연스레 사람이 몰릴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세종시엔 대형마트·교통망 등 공사가 한창이다. 입주민을 위한 ‘당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김태섭 연구위원은 “시장에만 맡겨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충격을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초기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이동식 상가나 이사비 지원 등 적극적인 입주 지원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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