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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원팀, 원팀 … 홍명보의 주술

“경기에 나가지 않는 선수들이 더 중요하다.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홍명보 감독·5일 기자간담회)



강력한 리더 없어 팀 정신에 의지
국민에겐 ‘믿어달라’ 설득 메시지

 “축구 인생에 두 번째로 경험하는 월드컵이다. 오직 팀만 생각하겠다.”(공격수 김보경·8일 인터뷰)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눈앞에 둔 축구 대표팀의 화두는 오직 ‘팀’이다. “주전 경쟁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은 대표선수 인터뷰의 단골 레퍼토리다.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하는 분위기는 동양 문화권이나 스포츠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지만 홍명보팀 멤버들은 유난하다 싶을 만큼 ‘팀 정신’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왜 그럴까. 브라질 월드컵 본지 해설위원인 스포츠 심리학자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와 스포츠 철학자 김정효 박사는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주변에 확신을 주기 위한 의도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진단한다. 내부적으로는 ‘원 팀’이라는 핵심 가치를 강조해 승리에 대한 확신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축구선수 출신인 윤 교수는 “축구는 나 혼자 잘해도 열 명이 못하면 안 되고, 내가 못해도 열 명이 잘하면 되는 스포츠”라며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로 ‘팀의 힘’을 체험한 홍명보팀 멤버들에게 ‘원 팀’이라는 테마는 주술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박지성처럼 강력한 리더가 없다는 점 또한 대표팀이 팀 정신에 매달리는 이유다. “그라운드에서 믿고 따를 구심점이 없다 보니 현역 시절 한국 축구사에 또렷한 족적을 남긴 홍 감독이 제시한 화두를 붙잡으려는 의식이 더욱 강해진다”는 게 윤 교수의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는 ‘우리를 믿어달라’는 설득의 심리가 담겨 있다. 김 박사는 “팀 정신에 대한 집착은 위기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번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구성 단계에서 ‘실력보다 의리를 우선했다’는 논란에 휘말렸고, 출정식을 겸해 치른 튀니지전(5월 30일·0-1패)에서도 부진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대표팀에 대한 성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팀을 앞세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표팀에 대한 국민적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우리는 강하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해 신뢰를 회복하려는 안간힘인 셈이다.



 홍명보팀의 과제는 팀 정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현되도록 서로를 격려하는 일이다. 김 박사는 “세계 최강 스페인도 ‘우리는 하나’라고 말하지만 뉘앙스가 다르다. 스페인이 ‘각자의 넘치는 개성을 제어해 팀에 녹아들자’는 의미라면, 한국축구의 팀 정신은 ‘개개인은 부족하지만 하나로 뭉치면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다’는 바람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박사는 “해외파의 비중이 늘고 함께 발을 맞출 기회는 줄어드는 등 축구 대표팀은 변혁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살아도 죽어도 함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게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중요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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