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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4년 5월 29일자 34면>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를 구하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어제 사퇴했다. 세월호 참사로 그렇지 않아도 마음 둘 곳 없었던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 냉정한 자세로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주일 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후보 지명을 받을 때 안 후보자는 “세월호 사태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 풍토와 자본주의의 탐욕이 국가와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기회가 주어지면 비정상적인 관행의 제거와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런 안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 자리에 서보지도 못한 채 주저앉은 건 안타까운 일이다. 10년 전에 그를 ‘국민 검사’ ‘깨끗한 손’으로 환호했던 사람들은 안 후보자가 변호사 업무에 손을 댄 지 5개월 만에 16억원을 벌었다는 전관예우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받았다. 안 후보자 개인에 대한 감상이라기보다 한국 사회를 숙명처럼 붙들고 있는 기득권 구조의 강고함에 절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건 바람직한 처신이다.



 대통령이 안 후보자를 지명한 건 세월호 참사의 환경이 됐던 관피아, 즉 관료 마피아의 끼리끼리 문화, 전관예우 풍토를 도려낼 적임자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 후보 스스로 관피아보다 한술 더 떠 법피아, 즉 법조 마피아의 덫에 걸린 사실을 청와대가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전관예우의 현실을 안이하게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성 여부로만 상황을 판단하는 데 익숙한 청와대 참모들이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법률가적 집단사고에 젖어 국민적 거부감을 부를 안 후보자의 퇴임 뒤 행적을 못 본 건 아닌가.



 ‘좌장군 우율사 중관료’란 말에서 보듯 법조인을 우선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는 정부 개혁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서의 권력 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권력의 강함보다 위임, 법과 질서 외에 나눔과 배려, 바른 원칙에 앞서 국민과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매사 옳고 그름으로 세상을 보는 법조인이 이런 미덕을 지니기엔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다.



 박 대통령은 시야를 넓혀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까지 인재풀에 넣어 새 총리감을 물색하기 바란다. 인사에서 더 이상의 실패는 있어선 안 된다.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찾지 않은 것뿐이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감은 어디 있을까.



 지금 나라는 총리 후보자의 낙마와 각종 사고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이 국민과 손잡고 분위기를 일신한다면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치적 위기를 대범한 역발상과 쇄신의 승부수로 극복하곤 했던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겨레 <2014년 5월 29일자 35면>

선거용 ‘졸속 지명’이 낳은 안대희 낙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어제 사퇴했다. 세월호 참사로 그렇지 않아도 마음 둘 곳 없었던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 냉정한 자세로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주일 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후보 지명을 받을 때 안 후보자는 “세월호 사태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 풍토와 자본주의의 탐욕이 국가와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기회가 주어지면 비정상적인 관행의 제거와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런 안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 자리에 서보지도 못한 채 주저앉은 건 안타까운 일이다. 10년 전에 그를 ‘국민 검사’ ‘깨끗한 손’으로 환호했던 사람들은 안 후보자가 변호사 업무에 손을 댄 지 5개월 만에 16억원을 벌었다는 전관예우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받았다. 안 후보자 개인에 대한 감상이라기보다 한국 사회를 숙명처럼 붙들고 있는 기득권 구조의 강고함에 절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건 바람직한 처신이다.



 대통령이 안 후보자를 지명한 건 세월호 참사의 환경이 됐던 관피아, 즉 관료 마피아의 끼리끼리 문화, 전관예우 풍토를 도려낼 적임자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 후보 스스로 관피아보다 한술 더 떠 법피아, 즉 법조 마피아의 덫에 걸린 사실을 청와대가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전관예우의 현실을 안이하게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성 여부로만 상황을 판단하는 데 익숙한 청와대 참모들이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법률가적 집단사고에 젖어 국민적 거부감을 부를 안 후보자의 퇴임 뒤 행적을 못 본 건 아닌가.



 ‘좌장군 우율사 중관료’란 말에서 보듯 법조인을 우선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는 정부 개혁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서의 권력 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권력의 강함보다 위임, 법과 질서 외에 나눔과 배려, 바른 원칙에 앞서 국민과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매사 옳고 그름으로 세상을 보는 법조인이 이런 미덕을 지니기엔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다.



 박 대통령은 시야를 넓혀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까지 인재풀에 넣어 새 총리감을 물색하기 바란다. 인사에서 더 이상의 실패는 있어선 안 된다.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찾지 않은 것뿐이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감은 어디 있을까.



 지금 나라는 총리 후보자의 낙마와 각종 사고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이 국민과 손잡고 분위기를 일신한다면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치적 위기를 대범한 역발상과 쇄신의 승부수로 극복하곤 했던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논리 vs 논리] 중앙, 공감형 총리 물색 강조 … 한겨레, 비서실장 문책 주장



지난 5월 28일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내정 일주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세월호 참사로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 조직 혁신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던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청와대와 국민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후보 지명을 받을 당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 풍토와 자본주의의 탐욕이 국가와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비정상적인 관행의 제거와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나섰던 그였기에 충격이 더했다. 세월호 참사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울 만큼 청와대와 내각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내각 진용을 짜고 국정 개혁을 앞장서 이끌어야 할 국무총리 내정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당연히 사태는 낙마 원인인 전관예우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청와대의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으로 번졌다. 비교적 청렴하고 강직한 것으로 알려졌던 안대희 후보자가 변호사 개업 후 5개월이라는 단기간에 16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면 유사한 다른 경우는 어땠을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 전반적인 전관예우 수준과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된 것이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알면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논란이 일고 있다.



 혁신적 국정 운영 방향의 핵심인 ‘관피아 척결’을 이끌어야 할 당사자 스스로가 전관예우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여론을 견디지 못해 낙마했다는 데는 중앙일보와 한겨레 모두 동의한다. 두 신문 모두 후보자가 법조 마피아의 덫에 걸린 사실을 걸러내지 못한 것과 전관예우 현실을 안이하게 처리한 것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 대해 이견이 없다. 다만 이를 분석하는 과정과 시각에서는 약간의 온도차가 나타난다.



 중앙일보는 이번 낙마 사태가 ‘한국 사회를 숙명처럼 붙들고 있는 기득권 구조의 강고함’ 때문이라고 설명함으로써 특정 개인이나 집단보다는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불법성 여부로만 상황을 판단하는 데 익숙한 청와대 참모들이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법률가적 집단사고에 젖어 국민적 거부감을 부를 안 후보자의 퇴임 뒤 행적을 못 본 건 아닌가’하고 반문한다.



 한겨레는 문제 인식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훨씬 단호하게 청와대 책임론을 강조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에 민심을 헤아릴 의사나 읽어낼 능력이 있기나 한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고액 수임료 문제를 몰랐다면 무능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알고서도 강행했다면 이 정도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중앙일보는 이번 낙마 사태가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새로운 인물을 찾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개혁 총리를 구하라’는 사설 제목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거나 모두 냉정한 자세로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에 이어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것을 ‘바람직한 처신’으로 정리하고 있다. 매사 옳고 그름으로 세상을 보는 법조인들이 권력의 강함보다 위임, 법과 질서 외에 나눔과 배려, 바른 원칙에 앞서 국민과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의 시대가 요구하는 미덕을 지니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이 시야를 넓혀 반대 세력의 사람들까지 인재풀에 넣어 새 총리감을 물색하라고 주문한다.



 한겨레는 사설 제목부터 ‘선거용 ‘졸속 지명’이 낳은 안대희 낙마’로 강하게 청와대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낙마 파동이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과 도덕 불감증이 합작해서 빚은 결과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 등 실무적으로 검증을 책임진 인사들의 ‘책임’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가장 큰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낯을 드러낸 우리 사회 병폐를 고치는 데 선두에 서야 할 총리 후보자였다는 점에서 좀 더 철저한 검증이 마땅했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5월 22일이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당일이란 점을 들어 ‘선거를 의식한 졸속 검증이 빚은 인사 참사’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앞으로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기본 철학을 바꾸지 않는 한 이번과 같은 인사파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음도 경고하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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