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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진보 당선되니 교육감 직선제 폐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유지혜
정치국제부문 기자
6·4 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론을 들고나왔다. ‘깜깜이 선거’같이 그간 지적된 직선제의 폐해가 다시 확인되면서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이 문제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새누리당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낼지 모르겠다.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뒤라는 기막힌 ‘타이밍’ 때문이다.



 여당에서 포문을 연 것은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다. 주 의원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 후보는 1인당 평균 38억원, 경기 지역에서는 40억원을 썼고, 74명 후보가 1인당 평균 4억6000만원의 빚을 졌다”며 과다한 선거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또 “견제받지 않은 인사권 때문에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교육감 선거는 후보나 공약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로또 선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정치적 중립 유지를 위해 정당 공천을 하지 않지만, 보수·진보 후보가 명확히 엇갈리는 게 현실이다. 교육의 정치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친전교조 성향의 인사들이 교육감 자리를 거머쥐었다고 여당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 당장 야당에서는 “보수 성향 교육감들이 당선됐어도 이렇게 나왔을 것이냐”며 비꼬고 나섰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야겠지만 국민의 선택을 폄하하는 건 오만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라며 “대선 불복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올 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여당은 끝까지 직선제 폐지를 밀고 나가지 않았다. 야당의 반대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직선제 유지에 여당도 합의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합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선거 한 번 졌다고 이러는 건 국민이 보기에도 속이 꼬여서 그런 것”(박홍근 의원)이란 비난이 나올 만도 하다.



 30년 넘게 대통령이 임명하던 교육감(1952~61, 1964~91)은 간접선거라는 과도기(1991~2006)를 거쳐 직접선거제로 정착됐다. 많은 문제점이 예상됐지만 17대 국회에서 156명이 찬성해 이를 가결한 것은 지방교육자치 실현이라는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육감 직선제는 결코 완벽한 제도는 아니다. 하지만 선진국이 모두 임명제를 하기 때문에 그것이 더 낫다거나, 당선된 교육감이 전과기록이 있기 때문에 하지 말자는 여당의 논리는 군색해 보이기까지 한다. 새누리당 초선의원 모임인 ‘초정회’가 9일 “직선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는 향후에 하고, 당장은 학교현장에서 편향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감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더욱 공감이 간다.



유지혜 정치국제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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