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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어느 일본 청년의 프리 허그

볼 때마다 ‘저건 대체 왜 하지’ 생각한 것 중 하나가 프리 허그(Free Hugs)다. 요즘은 유행이 지났지만, 한때 명동이나 홍대 번화가를 지나면 ‘안아드립니다’ 같은 피켓을 든 사람들과 종종 마주쳤다. 포옹으로 파편화된 현대인의 고독을 치유하고 유대감을 나누자는 취지로 시작된 운동이라지만, 유대감이란 게 그리 쉽게 생겨날 리가, 싶었다.



 지난 주말, 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을 보다 울컥했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프리 허그를 해 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을 단 이 동영상은 구와바라 고이치(桑原功一)라는 한 일본인 청년이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다. 한국과 일본 국기 그림에 ‘프리 허그 포 피스(Free-Hugs for Peace)’라고 적힌 종이를 든 청년이 서울 시내를 걸어간다. 그 위로 ‘사람들은 우리가 서로 미워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고 믿는다’는 자막이 흐른다.



 처음에는 무관심하게 지나쳐 가는 사람들, 곧 한 청년이 다가와 어색하게 포옹을 나눈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꼬마가 뛰어와 안기고, 한 남학생은 반가운 옛 친구를 만난 듯 멀리서 달려와 매달린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공연을 준비하는 사물놀이패, 경찰과도 껴안는다. 청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격려하는 어르신도 있다.



 최근 이 동영상이 일본에서 다시 주목받는 건 악화일로의 한·일관계 때문일 것이다. 지난주 양국 언론사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일본인의 73%가 한국을, 한국인의 83%가 일본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답했다. 한국을 신뢰하는 일본인의 비율은 1995년 조사 시작 이후 최저,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신뢰감도 최근 7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나를 믿지 못한다는 이를 신뢰하기란 어려운 법. 그렇게 양국 관계는 불신이 불신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에 접어든 모양새다.



 희망적인 건 한국인의 90%, 일본인의 83%가 양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해법이 보이지 않는 정치적 갈등 속에서 개인이 몸으로 부딪쳐 서로를 이해해 보자고 나선 한 청년의 시도는 그래서 의미 있어 보인다. 낯선 이와의 포옹 한 번에 끈끈한 유대감이 생기진 않겠지만, 서로의 몸에 팔을 두르며 생긴 작은 믿음은 이슈마다 출렁이는 양국 관계를 단단하게 받치는 더 큰 신뢰의 출발이 될 수 있으므로. 그는 올해 초 한국을 다시 찾아 촬영한 세 번째 프리 허그 동영상을 조만간 유튜브에 공개한다.



이영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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