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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수 썰렁한 '대~한민국'

9일 오후 2시 서울 이마트 용산점 지하1층에 자리 잡은 66㎡의 월드컵 응원용품 특설 매장은 눈에 띄게 한산했다. 가끔 매장을 찾는 고객도 가격표만 살펴보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 코너의 대표 상품인 붉은색 티셔츠의 판매량은 지난달 출시 이후 하루 170장 정도에 불과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업들이 응원 행사를 취소하면서 단체 구매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에 경기시간도 새벽
주요 기업들 마케팅 잇따라 줄여
현대차는 길거리 응원 후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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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위기는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붉은악마 티셔츠를 전문적으로 파는 ‘알리바바 쇼핑몰’의 이효권 사장은 “올해 신상품 티셔츠에 적힌 문구가 ‘즐겨라 대한민국’이라서 구매를 꺼린다”며 “구매 고객들도 2010년 재고 상품을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마케팅이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월드컵 특수’는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이에 올해 월드컵은 기업들엔 어느 때보다 조용한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로 활동해온 코카콜라는 과거 최대 999명까지 뽑던 월드컵 응원단을 이번에는 100명만 뽑아 브라질로 출발한다. 경기 당일 무료로 상품을 나눠주는 행사도 축소한 상태다. 구남주 이사는 “예전에는 월드컵 개막 1~2개월 전부터 마케팅을 펼치면서 점차 분위기를 고조시켰는데 올해는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컸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월드컵 스폰서로 나서는 현대·기아차도 국내와 해외에서의 마케팅 ‘온도차’가 크다. 해외에선 전 세계 56개국에서 ‘월드컵 시승회’를 실시하고 주요 도시의 길거리 응원을 후원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시승회는커녕 붉은악마와 함께하는 서울 시청 앞 거리 응원마저 취소키로 했다.



 국내 여행사들은 대목을 눈뜨고 놓칠 위기다. 하나투어는 남미로 가는 월드컵 여행상품을 출시했으나 문의가 많지 않아 항공사로부터 할당받은 좌석들을 전부 반납하고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모두투어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격이 비싼 데다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사회 분위기 탓에 주목받지 못한 것이다.



 4년 전 대표팀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월드컵 관련 예·적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던 은행권도 잠잠하다. 대표팀 후원사인 하나·외환은행이 관련 상품을 내놓고, 농협이 기념주화를 판매하는 정도가 전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고객정보 유출, 대출 사기 등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은행권에 자숙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월드컵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는 것은 비단 세월호 참사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시간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번 조별 리그에서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전 4~7시에 열린다. 평일 출근 시간을 앞두고 열리는 터라 마음 편하게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기가 여의치 않다. 이에 따라 월드컵 이벤트를 준비하는 곳은 주류업계에선 OB맥주, 프랜차이즈업계에선 BBQ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BBQ에 따르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밤 사이 경기가 열렸던 우루과이·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치킨 매출이 평소보다 70~90%가량 증가했다. 반면 오전 3시30분에 열렸던 나이지리아전에선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OB맥주 변형섭 이사는 “예전에는 길거리마케팅, 프랜차이즈 업체와의 공동 판촉 등 활발한 홍보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대표팀 성적에 따라 마케팅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축구 전문지 등에서 한국의 전력을 낮게 보는 점도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다. 월드컵 이벤트가 효과를 보려면 기본적으로 16강 진출 희망이 커야 하는데, 최근 평가전에서의 졸전으로 기대감이 낮아지다 보니 기업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이석규 교수는 “현재 분위기상 자극적인 마케팅이 되레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을 꺼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각종 행사와 마케팅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해용·김영민·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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