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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 89㎏ 인성씨 살을 쏙 뺀 스마트폰 잔소리

박인성씨는 스마트폰의 다이어트 앱을 활용해 건강을 되찾는 중이다. 감량 목표에 따라 하루 섭취 칼로리가 정해지면 이에 맞춰 식사와 운동을 한다. [오종택 기자]


지난 2일 점심 식사를 마친 박인성(26·학원강사)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애플리케이션(앱) ‘눔 다이어트 코치’를 켰다. 식사를 기입하는 칸에 닭가슴살·소면·양배추·김 등을 꼼꼼히 적었다. 점심 칼로리는 총 378㎉. 화면엔 저녁까지 약 900㎉가 남았다는 메시지가 떴다. 박씨가 스스로 정한 감량 목표에 맞춰 하루 섭취 칼로리와 운동량을 앱이 조언한다. ‘저녁엔 두부 요리를 만들어 먹고, 운동은 1시간 이상 해야지.’ 박씨는 앱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다.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멋있는 월요일 - 디지털 건강 관리법
컵케이크 먹고 싶어 물었더니 "6.5㎞ 뛰어야 될 칼로리" 경고
건강관련 앱·주변기기 날로 발달 … 수면 습관 알려주는 손목 팔찌도



 그는 중·고교를 거치면서 초고도비만이 됐다. 라면·감자칩을 즐겨 먹다 보니 걷잡을 수 없이 몸이 불었다. 키 1m76㎝인 그의 3년 전 몸무게는 135㎏. 비만 클리닉에 다녔지만 그때뿐이었다. 1년 새 50㎏을 뺐다가 금세 요요 현상이 찾아왔다.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고 식탐을 억누르기만 한 탓이었다.



 박씨는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식사량을 줄이고,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골라 먹고, 걷기와 근력 운동을 병행했다. 앱은 잘하면 칭찬을, 잘못하면 경고를 주는 동반자 역할을 했다. 1년 동안 20㎏을 다시 뺐고, 지금은 89㎏을 유지하고 있다.





 앱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과 피트니스 관련 정보기술(IT) 상품과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하게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 디지털 건강족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맞물려 생겨난 새 트렌드다. 건강 관리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코치이자 가이드 역할을 한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일상에서 운동하게 도와주고, 과학적인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설득력 있는 조언이 인기 비결이다.



 대학생 김민영(23)씨는 다이어트 앱을 쓴 지 2년 만에 몸무게를 8㎏ 감량했다. 식사를 기록하면 몸에 좋은 음식은 초록색, 나쁜 음식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레 빨간색으로 분류되는 음식을 자제하게 됐다. “그냥 먹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왜 먹으면 안 좋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니까 따르기가 쉬워요. ‘컵케이크 하나를 먹으면 6.5㎞를 뛰어야 그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는 앱 메시지를 보면, 먹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납니다. 막연한 얘기보다 신뢰가 가죠.”



 김씨는 “식사와 운동량을 기록하는 게 게임처럼 재미있다”며 “헬스클럽 한 번 가지 않지만 퍼스널 트레이너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임원인 이상현(54)씨도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스마트 다이어트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매일 아침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에 올라선다. 몸무게와 체지방량·근육량을 측정한다. 이 수치는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따로 기록하지 않아도 매일 그의 몸 상태가 데이터로 집계된다. 지방간 수치가 위험 수위라는 검진 결과를 받고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몸무게를 줄이는 것보다 허리 둘레를 줄이는 게 성인병 예방에 더 중요하다는 데 착안해 체지방량을 주시한다.





 “체지방량과 근육량 데이터가 한 달치, 일 년치가 쌓이면 일정한 패턴이 보입니다. 음식·생활패턴을 적은 다이어트 일기와 맞춰보면 피해야 할 음식과 생활 습관, 내게 효과 있는 운동법을 깨우치게 돼요.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내 몸을 제대로 연구해야 하는데, 문명의 이기(利器) 덕분에 그게 조금 쉬워진 거죠.” 1년3개월 만에 체지방률은 10%, 허리둘레는 2인치(5.08㎝), 체중은 5㎏ 줄었다.



 스마트 건강족은 청년세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주부 김병애(67)씨는 아침마다 혈당과 혈압을 잰 뒤 건강관리 프로그램 ‘핏비트’에 기록한다. “혈당이 100을 넘지 않게 조절해야 하는데, 엊그제는 123이었어요. 이럴 땐 스스로 역학 조사를 해요. ‘어제 뭘 먹었지….’ 밤늦게 과일을 먹은 게 짚이더군요. 다음부턴 주의하게 됩니다.”



 지난 2일 주치의를 만나러 갈 땐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혈당 그래프를 가져갔다. 지난 넉 달 동안 혈당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걸 보여주면서 “약을 좀 줄여달라”고 말했다. 의사는 흔쾌히 동의했다. 김씨는 활동량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핏비트’를 몸에 차고 다니며 하루 활동량을 체크한다. 그는 “운동과 신체사항을 데이터화하니 생활을 복기하고 성찰하게 된다”며 “혈압과 당뇨같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을 스스로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핏비트는 수면 시간과 뒤척인 횟수를 센서로 측정해 수면 습관을 알려준다.



 여성이나 흡연자같이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앱도 인기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생리주기를 알려주는 ‘매직캘린더’ 앱을 애용한다. 생리 예정일을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여성용품을 준비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일이 없어졌다. 배란일을 계산해주는 앱은 아이를 갖기 원하는 신혼부부, 임신을 원치 않는 미혼 여성들에겐 필수품이다. 대학원생 안모(36)씨는 “담배를 피울 때마다 줄어드는 예상 수명을 보여주는 금연 앱 때문에 흡연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앱을 쓴다고 누구나 건강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사용자의 의지와 노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바디 제조업체 바이오스페이스의 장민홍 연구원은 “50회 이상 체성분을 측정한 사람이 25회 이하로 측정한 사람보다 체중과 체지방을 더 많이 감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마트 건강관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명확하고 의지가 굳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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