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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는 엄마 마음으로 진료하겠다'는 다짐이에요"

아산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한 인연으로 함께 병원을 낸 ‘아이본’ 원장들. 왼쪽부터 황상민·이종호·손석호·김동운·황경주 원장. 사진= 채원상 기자


지난해 5월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한 빌딩에 ‘아이본’이라는 이름을 가진 병원 3개가 함께 들어섰다. 치과·소아과와 한의원이 하나의 건물, 한 층에 나란히 문을 연 것이다. 키즈카페도 ‘아이본’이라는 이름을 달고 같이 생겼다. 다섯 살 된 아들을 키우는 엄마인 객원기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데 병원을 다니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어떤 이유로 세 병원이 같은 이름을 달고 함께 문을 열었을까?

한 건물에 소아과·치과·한의원
병원 이름도 똑같이 '아이본'
"모유분석센터 운영하고
모바일 메신저로 야간 상담"



정식으로 인터뷰 요청 후 병원을 찾았을 때 나를 맞아준 것은 다섯 명의 젊은 의사였다. 소아과 전문의 김동운(38)·이종호(37) 원장, 치과 전문의 황상민(36) 원장, 한의사 황경주(34)·손석호(33) 원장이 바로 아이본의 의료진이다.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시게 된 건가요?” 나는 가장 궁금했던 것부터 이 원장에게 물었다. “2009년에 아산시 공중보건의 시절을 함께 보냈어요. 스터디를 하면서 친해졌고요.”



 스터디라는 말에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의대·치대·한의대는 분명 배우는 게 다르지 않은가? “전공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인체를 다룬다는 점은 같아요. 의사라는 직업이 전문직이다 보니 세분화되는 것일 뿐이죠. 이런 생각이 참 잘 맞았어요. 그래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게 계기가 됐어요.”



 통하는 것은 이뿐이 아니었다. “저희는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관계, 즉 라포(rapport)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를 환자로부터 들을 수 있거든요. 이를 위해 의사가 먼저 환자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문득 진료 후 기자의 아들 녀석을 무릎에 앉혀놓고 아이의 꿈을 물어보던 이 원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수없이 많은 소아과를 다녀봤지만 아이를 안아주는 의사는 처음이라 아주 낯설었던 기억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꺼냈더니 김 원장이 ‘아이본’의 의미를 이야기해 줬다. “아이본은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진료에 임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이에요. 물론 우리가 엄마는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환자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진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방과 한방, 그 자체는 그리 중요치 않은 거죠.”



 그런 이유로 아이본 병원은 양방·한방을 구분하지 않고 환자 치료에 힘쓰고 있다. 비염이나 아토피 환자의 경우 면역성을 높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되기에 한방치료를 권하기도 한다. 의사의 편협한 시선이 환자에게는 득보다 실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끼리 이런 이야기를 해요. 우리는 경험이 없어서 무식한데 편협하기까지 하면 돌팔이가 된다고 말이에요.”



 아이본 원장들은 모든 의료의 중심은 ‘환자’라는 데 입을 모았다. 그리고 환자를 위해서는 의사 스스로가 제자리걸음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한다. 그래서 지금도 바쁜 시간을 쪼개 스터디를 하고 있으며 황경주 한의사는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칼럼을 쓰고 책을 집필하는 것 또한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정말 바쁘게 사는 것 같아요. 그러면 키즈카페는 누가 운영하는 거예요?” 뜻밖의 질문이었는지 대답을 조금은 머뭇거리는 듯했다. “운영은 저희가 하죠. 그런데 키즈카페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저희가 쓰는 게 아니에요. 드러내긴 참 쑥스러운데 얼마 되지 않지만 사회에 환원하고 있어요.”



 속속들이 알면 알수록 참 멋진 의사들이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이본 의료진들은 오늘보다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모유 수유에 대한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모유분석센터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달 중 카카오톡·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야간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에는 입원실도 갖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 그 모든 계획이 차질 없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뒤 설문조사 결과를 내밀었다. 아이본 취재 전 네이버 ‘배방 MOM&MOM’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병원 선택 기준에 대한 설문조사(그래프 참조)를 했다. 결과를 본 아이본 의사들은 이를 아주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능력 있는 의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한번 더 드네요. 그런데 그보다 먼저 말을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의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아이본’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윤현주 객원기자 <200401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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