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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 대통령이 결단해야"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는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뉴시스]
신임 안대희 총리 후보자 앞에는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우리 사회 구석구석의 적폐를 혁파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관피아(관료 마피아) 개혁과 부패의 청산,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만들기,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직자상 확립 등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근본부터 뜯어고치는 대개조 프로젝트다.

 정치·경제·사회·문화계 등 각계 원로와 지도층 인사들은 23일 안 후보자를 향해 많은 제언을 쏟아냈다. 특히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책임총리를 구현해줄 걸 당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순형(7선) 전 의원은 “안 후보자는 대선 때 정치쇄신위원장을 하면서 책임총리·책임장관제 공약을 내세웠다”며 “대독총리, 받아쓰기 총리가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행사하고 지위를 보장받는 총리다운 총리, 책임총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정부 때 총리를 지낸 이홍구 전 총리도 “국민이 바라는 안전 확보를 위해 공무원 기강을 확립하도록 정부를 강력하게 재조직해야 한다”며 “발표만이 아니라 강력한 집행력을 보여달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책임지고 처리할 총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책임총리제가 되려면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또다시 책임과 실권이 사라지고 이전처럼 수첩에 기록만 하는 총리가 된다면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이를 실천하지 못하면 대통령에 대한 더 큰 실망이나 반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의원도 “대통령이 혼자 국정의 시시콜콜한 것까지 지시·명령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식 국정운영을 바꾸지 않으면 국가개조나 책임총리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관피아 척결, 규제혁파를 주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개조는 기득권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해진다”며 “국민에게 호소하고 협조를 구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리더십이어야 관피아를 막아낼 수 있다. 야당과도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유연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칼’의 이미지를 가졌는데 또 ‘잘 드는 칼’로 불리는 총리가 내정됐다”며 “소통을 통한 협치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책임 없는 권력은 폭력”이라고 쓴소리도 했다.

 김대중 정부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명지전문대 총장은 공무원 인사와 조직을 총괄하는 행정혁신처가 총리실 밑으로 오게 된 걸 거론하며 “책임총리의 요건은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총리가 조직과 인사권을 장악하면서 장관들이 꼼짝 못하게 됐다”며 “이제 헌법이 정한 총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총리는 “안 후보자가 행정혁신만 해선 안 된다”며 “내각을 통솔하고 규제개혁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안 후보자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계는 경기 회복을 기대했다. 남민우(벤처기업협회장)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와 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 침체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서민경제도 영향을 받는 만큼 시장 안정화에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우선 순위에서 밀렸던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규제 개혁은 개별 부처에 맡겨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총리실이 거시적 관점에서 규제 개혁의 진척 상황과 성과를 꼼꼼히 챙겨달라”고 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향적 스님은 “굽히지 않고 소신껏 일하는 총리를 기대한다”며 “국가 개조를 위해 공무원의 의식을 먼저 개조해달라”고 했다. 소설가 김훈씨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세월호 사건을 야기한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를 바로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강태화·허진·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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