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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남자판 우생순, 박중규의 힘

박중규는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는 체격과 기량을 가진 한국 핸드볼의 보배다. 지난해 5월 열린 한·일 수퍼매치 때 모습. 박중규를 앞세운 한국은 2008년 이후 한·일전에서 7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사진 대한핸드볼협회]

키 1m92㎝, 몸무게 115㎏. 남자 핸드볼 박중규(31)는 곰 같은 체구다. 겅중겅중 뛰어다니면 산이 움직이는 것 같다. 남자 핸드볼에서 5년 연속 정상을 차지한 두산 천하를 깨고 지난 18일 막을 내린 2014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웰컴론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박중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두산 소속으로 4년 연속 챔피언을 차지했다. 지난해 웰컴론으로 팀을 옮겼고, 두산·충남체육회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올 시즌 초 그의 목표는 통합우승. 두산의 저력을 감안하면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하겠다는 웰컴론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장인익 감독은 “박중규가 있기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웰컴론은 정규리그에서 9승1무2패로 1위를 차지했고, 두산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차전에서 22-24로 패했지만 2·3차전에서 24-21, 19-17로 이겨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핸드볼은 손으로 하지만 발을 사용하는 축구보다 더 거칠고 몸싸움이 치열하다. 박중규가 맡고 있는 피봇이 그중에서도 가장 거친 곳이다. 농구의 센터, 축구의 스트라이커 같은 포지션이다. 골대 앞에서 자리 싸움을 하고, 돌파를 해 슈팅을 날리고,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자리다. “긁히고, 밀고, 꼬집고, 할퀴고, 때리고. 정말 몸싸움이 치열합니다. 온몸이 멍투성이예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웰컴론은 한국체대와 연습경기를 했다. 박중규가 골대 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상대 선수와 부딪혔다. 상대의 치아가 부러져 박중규의 왼쪽 눈썹 속으로 파고들었다. 박중규는 당분간 쉬라는 의사의 만류에도 붕대를 동여매고 개막전부터 출전했다. 그는 “우리 팀 동료들이 저하고 같은 편이라서 다행이래요”라며 껄껄 웃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심한 말썽꾸러기였어요. 6학년 때 선생님이 운동이라도 하라고 해서 핸드볼을 시작했죠. 지금도 부모님은 ‘핸드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느냐. 깡패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말씀도 하세요. 하하하.” 그에게 핸드볼은 인생의 항로를 바꿔준 축복이었다. 동시에 그의 존재가 한국 핸드볼에 축복이다. 장인익 감독은 “나도 현역 때 피봇이었다. 저런 선수가 우리나라에 또다시 나올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했다.

 유럽 핸드볼계도 박중규를 주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강호 몽펠리에가 박중규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중규에게 프랑스 리그 진출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최근 한국 남자 핸드볼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올 초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박중규는 “제집에서는 개가 싸워도 한 수 먹고 들어간다잖아요. 반드시 우승할 겁니다”라고 다짐했다.

 한국에서 핸드볼은 여자가 더 주목받는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때문이다. 박중규는 “실제로 와서 보면 남자 핸드볼이 얼마나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인지 알게 될 겁니다 ”라며 ‘호객 행위’를 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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