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경제 view &] 핸들 잡은 당신, 교통약자 배려하십니까

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세월호 참사로 나라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 속으로 가라앉았다. 과거 우리는 서해훼리호 침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너나 없이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또다시 안전불감증에 빠졌고 이로 인해 대형 재난사고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초고속 압축성장을 통해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안전을 소홀히 한 대가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과거보다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의 교통안전 및 운전문화 역시 안전불감증 문화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안전거리 미확보, 무리한 끼어들기, 불법 유턴 등 부주의한 운전 형태가 일상화되고 중앙선 침범, 속도 및 신호 위반, 음주운전 등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난폭한 운전 행태도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외형적인 교통환경 여건에 비해 덜 성숙된 교통문화 속에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어린이·고령자·장애인 등 이른바 ‘교통약자’에 대한 대책은 더 시급하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3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평균 10.0명) 중 가장 많다. 보험개발원이 2013년 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45%에 이르고, 65세 이상 교통사고 피해자 중 보행자가 20%로 평균(7.5%)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령자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거의 절반에 이르고 보행 중 사고 비중이 매우 크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발생건수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고건수 비중은 2011년 3.8%에서 2013년 5.6%로, 사망사고 비중은 2011년 6.1%에서 2013년 8.8%로 높아지고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도 매년 10만 명을 상회할 뿐 아니라 2012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행 중 사고 발생 비율은 14%로 평균보다 1.8배 높았고 횡단보도 사고가 빈발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초등학교 1, 2학년 등 저학년 어린이가 교통사고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



 이처럼 고령자와 어린이 교통사고는 피해자가 보행자인 경우가 많아 피해 확대 가능성이 크고, 사고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령자와 어린이 등은 보행속도가 느리고 지각반응이 원활하지 않는 등 교통사고에 취약하다. 교통약자 사고의 심각성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하게 노력해야 한다.



 고령자 및 어린이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보도와 차도 분리 등 보행환경 정비, 횡단보도상 조명시설 설치 및 보강, 주택가 생활도로나 이면도로상 보행환경 개선 및 속도 규제, 횡단보도 내 안전지대 확대 및 보행신호시간 조정 같은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어린이 보행안전지도 강화, 교통공원 조성 확대 등을 통한 체험학습 활성화 등도 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보행자를 우선시하려는 운전문화 등 국민 전체의 안전의식을 한층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교통안전 의식의 제고는 국가적 차원의 시설 투자 등 다양한 대책 이전에 운전자나 보행자 개인의 기초적 교통법규 준수 노력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교통법규는 도로상의 원활한 소통 및 나와 내 이웃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사회적 약속인 것이다.



 따라서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도 교통법규 준수 의식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필요가 있다. 학교 및 지자체 등에서는 실제 교통환경에 따른 체험교육을 활성화하는 등 법규 준수가 생활화되도록 해야 하며 보험업계도 교통법규 준수·위반에 따른 보험료 차등 확대 등 보험제도를 통해 법규 준수 의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다시 일깨운 교훈은 바로 ‘기본을 지키자’는 것이다. 기본 준수를 통해 우리나라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안전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수봉 보험개발원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