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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칼럼] 박근혜 정부의 많은 약속

박보균
대기자
국정 상황은 급변했다. 집권 환경은 악화됐다. 국민 시선은 따갑다. 권력 풍경은 침울하다. 세월호 참사는 그 전후를 갈랐다. 대조는 선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짐한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 약속은 많다. 무능 관료 도태, 관피아(관료마피아) 퇴출, 비리 공직자 엄벌. 규제 혁파, 공기업 개혁도 있다. 국가 개조의 사안들이다.



 그 약속들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난제다. 전쟁을 치를 과제들이다. 대통령의 언어는 비장해진다. 말의 절실함이 성취를 보장하지 않는다.



 관료 ‘엄벌’부터 힘들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원전비리를 뿌리 뽑자”고 했다. 현장은 달리 돌아간다. 비리 공직자 처벌은 모호해졌다. 대통령제는 제왕적이라고 한다. 그 평판은 제한적이다. 관료 카르텔 앞에선 주춤한다. 대통령의 의지는 한계를 드러낸다.



 세월호 기념촬영 관료는 사표를 냈다. 정부는 파면을 검토했다. 하지만 “파면하면 법 절차가 까다롭다. 사표를 받는 것으로 결정했다.”(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공직자 신분보장은 단단하다. 이중, 삼중의 보호망이 깔렸다.



 세월호 참변은 공직 우월시대의 비극이다. 관료 우대는 박근혜 정부의 특징이다. 그 사건은 국정수행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공직자들의 반응 방식은 바뀌지 않는다. 그들은 대책 기구를 건의했다. 국가안전처다. 대통령은 그것을 채택했다. 사건은 관료 집단의 무책임, 부패 때문이다. 참사의 정밀한 원인 추적이 먼저다. 부처 신설은 다음 검토 사항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 분노를 일으킨 문제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원망과 상실감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관료 집단의 그런 행태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우선 해법은 철밥통 늘리기다. 참변이 그들에게 기회로 작동한다. 국가안전처는 국민에게 강렬하게 다가가지 않는다.



 국가 개조는 거대 국정의제다. 그 어젠다 속에 재난 안전, 공직 수술, 관피아 해체, 관료문화 개선 문제가 들어 있다. 이들은 떨어져 있지 않다. 별개 사안이 아니다. 절묘한 연결고리가 있다. 고리를 추적하면 공통점이 드러난다. 고리마다 악성 규제가 버티고 있다. 착한 규제는 적다. 나쁜 규제는 겹치고 넘친다.



 규제는 마법이다. 그 주문으로 관료 세상은 확장된다. 공직 우위의 기세는 더해진다. 민간인은 공무원 앞에서 주눅 든다. 부패의 유혹이 스며든다. 관료는 태만해진다. 관피아는 규제의 그늘 속에 기생한다. 전관예우는 득세한다. 안전 문제에 비리가 주입된다. 재난 대비는 허술해진다.



 지도력은 단순화의 기량이다. 널려진 사안은 간결하게 정리된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압축된다. 리더십은 일의 경중을 나눈다. 국가 개조 사안의 핵심을 포착한다. 그것은 규제다. 관피아 세력은 규제와 얽혀 있다. 공무원의 탐욕은 규제를 양산한다. 그런 규제들은 비리와 섞여 있다. 관료 카르텔은 불침 항공모함이다. 규제는 항모의 동력이다.



 공직자들은 반전을 도모한다. 세월호 사건을 규제완화 탓으로 돌리려 한다. 배의 나이가 30년으로 늘었다. 하지만 선령(船齡) 완화는 사고의 직접원인이 아니다. 관료들의 규제 집착은 병적이다.



 공직자는 이중적이다. 한쪽은 퇴출의 대상이다. 다른 쪽은 국정 추진의 손과 발이다. 정권으로선 딜레마다. 유능한 권력은 적과 동지를 분류한다. 공직 내부를 나눠야 한다. 잣대는 평범하다. 무능과 유능, 태만과 성실이다. 그 잣대를 집요하게 들이대야 한다. 신상필벌은 과감해야 한다. 그것으로 공직사회를 압박해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가 깨진다.



 국가 개조는 대중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국민과 합작으로 이뤄진다. 야당과 공동 연출해야 한다. 국회는 ‘김영란 법’(부정청탁금지법)의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 국가 개조는 통합의 정치로 성취된다.



 규제혁파는 외부 충격으로 진행돼야 한다. 관료 주도의 개혁은 시늉에 그친다. 신명(身命)을 바칠 사람이 기용돼야 한다. 신명은 규제 개혁의 상상력을 제공한다. 박 대통령 인사의 발탁기준이 돼야 한다.



 권력은 찬란한 장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개혁은 혁명보다 힘들다. 관료의 노련함은 개혁의 열정을 식게 한다. 참사는 변혁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작동한다. 시기가 무르익었다.



 박근혜 정부는 거사(擧事)에 나서야 한다. 개혁 추진은 낭비가 없어야 한다. 규제 개혁에 집중하면 된다. 국가 개조 요소들이 인계철선으로 가동한다. 관료 카르텔은 허물어진다. 공직비리의 악순환 고리는 끊어진다. 규제 혁파는 국가 개조의 처음이자 끝이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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